묵직해서 더 세련된 고전의 맛…황정민의 ‘맥베스’ [D:현장]

박정선 2024. 5. 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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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묵직함이 배우 황정민을 만나 그 무게감을 더하고 세련미까지 입는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마지막 작품으로, 권력욕에 휩싸인 인물이 스스로 파멸해 가는 스토리를 그린 ‘맥베스’ 이야기다.

양정웅 연출가는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연극 ‘맥베스’ 제작발표회에서 “20년 만에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2004년 동양적인 시도를 한 적 있었는데 원작보단 재해석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정통에 가깝게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대사와 비극을 현대적인 미쟝셴과 함께 멋있게 만들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황정민은 지난 2018과 2022년에 공연된 연극 ‘리차드3세’에 이어 ‘맥베스’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연달아 소화하게 됐다. 극중 전장을 휩쓸며 승전을 이끈 용맹한 장군 맥베스를 연기한다. 장차 왕이 되리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 덩컨 왕을 죽이며 스코틀랜드 왕이 되지만 왕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을 죽이는 과정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스스로 파멸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 인물을 연기)하면 할수록 재미있다. 수백 년 전 셰익스피어가 집필해 관객들과 소통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다. 그렇기에 화두에 오르고 예술인들이 계속 공부를 하는 것 같다”고 흥미를 보였다. 이어 “수많은 사람이 이 작품을 오마주하고 다시 재창작하고, 수많은 작품의 레퍼런스가 된다. 그만큼 함축된 작품이라는 의미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보다 이 작품은 2시간 가량 소요된다. 그만큼 ‘글빨’이 좋았다. 후배들이 해석할 거리가 많다. 당연히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진은 극중 맥베스가 왕위를 차지하도록 부추기는 레이디 멕베스 역을, 송일국은 맥베스의 부관이자 동료인 뱅코우를 연기한다. 특히 송일국은 연출진이 꼽은 가장 높은 싱크로율의 주인공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송일국은 “과찬이다. 오히려 그 멋진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살부터 빼야 한다”면서 “이 극장은 내가 처음 연극을 했던 곳이다. 그런 곳에서 다시 연극을 할 수 있게 돼 설레고 영광스럽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김소진 역시 “배우 한 분 한 분이 열과 성의를 다해서 집중력 있게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나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황정민 선배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셨다. 그 자체만으로 든든한 마음이다. 의지도 되고 안정감이 든다”고 동료 배우들과의 끈끈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양 연출가는 “세 배우의 팬이다. 황정민이 ‘맥베스’를 너무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에 황정민이 너무나 최적이라고 생각해 캐스팅했다. 김소진은 다른 무대에서 보며 우아하고 멋진 배우라고 느꼈기에 꼭 같이 하고 싶었고, 송일국은 추천을 받았는데 이름을 듣는 순간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올곧은 면이 어울린다”라고 캐스팅에 만족감을 표했다.

기대가 큰 만큼, 그에 따르는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황정민은 “(타이틀롤을 맡는다는 것에 대해)늘 부담이 있다”면서도 “연극은 제 개인적으로 힐링을 하는 시간, 공간이다. 너무나 행복하다. 영화 찍을 때도 행복하지만 또 다른 결이다. 오롯이 배우로서의 행복감, 관객들과 소통은 매회마다 느낌이 다르다. 부담이 있지만 관객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 그래서 부담이 덜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또 황정민은 전작 ‘아수라’ ‘서울의 봄’에서도 욕망을 쫓는 인물을 맡았던 것을 언급하면서 “감독들의 레퍼런스가 되는, 백과사전 같은 작품이 ‘맥베스’다. 김성수 감독님이 저의 ‘맥베스’ 캐스팅을 너무 좋아하셨다. 하면 할수록 어렵다. 욕망이 가득한 인물들을 해왔고 멕베스는 또 다른 욕망을 보여줘야 한다. 어떤 식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할지 스스로 기대가 되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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