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펀드 자산 매각한 日소프트뱅크, AI·반도체 투자"

조슬기나 2024. 5. 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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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비전펀드 자산의 상당 부분을 현금화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투자에 나서고 있다.

통신은 "손 회장이 한때 집착했던 벤처 캐피탈 투자에서 벗어나 반도체와 AI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한때 기술기업 킹메이커였던 곳(비전펀드)이 1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새로운 투자는 과거 속도로 늦춰 그 자신의 그림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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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그룹이 비전펀드 자산의 상당 부분을 현금화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때 몰두했던 벤처 캐피탈 거래에서 벗어나 AI·반도체로 투자전략 자체를 전환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서류를 인용해 소프트뱅크 그룹 주력 펀드인 비전펀드의 미 증시 상장기업 포트폴리오가 2021년 말 이후 약 290억달러(약 39조7000억원)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비전펀드가 쿠팡, 도어대시, 그랩홀딩스 등의 지분을 매각한데다, 기업들의 주가까지 하락한 여파다. 해당 수치에는 지난해 비전펀드가 반도체 설계업체 Arm 홀딩스의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재매각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았다. 보유주식 수 역시 2022년 23억주에서 2024년 12억주로 대폭 줄었다.

소식통은 손 회장이 AI 및 관련 하드웨어 부문에 진출을 대비해 기존 비전펀드 포트폴리오의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손 회장이 한때 집착했던 벤처 캐피탈 투자에서 벗어나 반도체와 AI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한때 기술기업 킹메이커였던 곳(비전펀드)이 1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새로운 투자는 과거 속도로 늦춰 그 자신의 그림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손 회장이 주도하는 투자 대부분은 비전펀드를 우회해 지주회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손 회장은 2~3년 단위로 비전펀드를 잇달아 출시할 가능성을 예고했으나, 4호는 고사하고 2호 출시 전망도 더 이상 거론되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비전펀드는 2호까지 나와 있다.

감원 이후 비전펀드에 남은 인력 대부분도 관리직이다. 주식자본시장팀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비전펀드의 지분 상당량을 수익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차 시장에서의 블록거래를 통해 자산 매각에 적절한 타이밍을 판단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손 회장이 이처럼 투자 전략을 바꾸게 된 배경으로는 Arm의 성공이 꼽힌다. Arm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뉴욕증시 상장 이후 106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소프트뱅크의 Arm 지분 90%가 전체 소프트뱅크의 자산가치보다 더 높아진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비전펀드 출범식으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소프트뱅크는 수십억달러 상당의 사우디, 아부다비 국부펀드를 신생 IT기업에 집중시키려는 노력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위워크, 카테라, 줌피자 등 일련의 파열 사고는 손 회장의 명성을 손상시켰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존 벤처캐피탈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손 회장이 Arm 성공에 영감을 받고 투자전략 자체를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손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경쟁을 위해 1000억달러를 반도체 벤처기업에 지원하고 AI서비스 개발을 위한 반도체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영국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 인수를 위해 협상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주 초 소프트뱅크는 영국 자율주행스타트업 웨이비의 자금조달 라운드를 주도하기도 했다.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커크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현금 확보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생성형AI로의 더 깊은 전환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SEC 서류에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비상장 기업의 매각, 파산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비전펀드는 수백개 스타트업에 투자했으며 그 중 대부분은 여전히 비상장기업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뷰, 인비태 등은 올해 비전펀드의 대표적인 실패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부드리 애널리스트는 "비전펀드는 2020~2021년 스타트업 평가에 여파를 미쳤다"면서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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