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특파원이 밝힌 윤 대통령 기자회견 뒷이야기

임병도 2024. 5. 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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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답변, 만족하지 않아"... '한국의 언론 자유' 질문 없어 아쉬워 하기도

[임병도 기자]

 BBC 진 맥킨지 서울 특파원이 유튜브를 통해 기자회견 이야기를 하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외신기자가 윤 대통령 답변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9일 진 맥킨지 BBC 서울 특파원은 유튜브 채널 < BBC뉴스코리아 >를 통해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맥킨지 기자는 "윤 대통령의 답변에 만족하느냐"라는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말한 뒤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유에 대해선 "저의 질문에 사실상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맥킨지 기자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에게 처음 질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임이었던 로라 비커 기자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했지만, 맥킨지 기자는 윤 대통령이 1년 9개월 동안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 질문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이 윤 대통령의 임기 중 두 번째 기자회견이었다"라며 "정말 적은 횟수"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맥킨지 기자는 기자회견 분위기를 묻자 "많은 질문에 딱 부러진 답변을 주지 않았다"면서 "윤 대통령은 많은 질문에 막연하고 안전하게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어떤 질문을 받을지 알고 준비를 잘했다"며 "임기 초반에 예상 밖의 발언을 내놓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고 했습니다. 

기자회견을 잡은 시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점은 의도한 바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이번 기지회견은 여당이 총선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뒤에 열렸다.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국민들과 소통을 안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기자회견은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모호하고 뻔했던 윤 대통령의 답변 
 
 진 맥킨지 BBC 서울 특파원이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는 모습
ⓒ 유튜브 갈무리
 
맥킨지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에게 "러시아 대사가 최근 한국이 비우호적인 국가 가운데 가장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있는데 묵과할 수 없는 한계선은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의 핵심은 북러 관계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의 북한 정책에 있어서 한계선(레드라인)이 무엇인지 등이었습니다. 

맥킨지 기자는 "윤 대통령이 질문을 회피한다면 그간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제재나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해온 노력을 언급하리라 예상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러시아와 협력을 원한다고 이야기해서 그 답변이 놀라웠고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BBC뉴스 코리아 >는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관심 쏠린 답변들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외교 분야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은 전반전으로 모호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면서 "구체적인 질문에도 불구하고 다소 뻔한 대답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어떤 기자도 '언론의 자유'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맥킨지 기자는 그 외에 하고 싶었던 질문에 대해 "한국의 언론 자유"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여러 보도와 연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한국의 언론자유가 쇠퇴했다고 알려졌다"면서 "이 부분은 한국의 국내 언론에서도 심각하게 다루며 비판해 온 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다른 기자라도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해) 질문해주기를 바랐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 어떤 기자도 한국 언론의 자유가 쇠퇴한 이유와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관련 질문을 윤 대통령에게 하지 않았습니다. 

맥킨지 기자는 "윤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여러 어려움을 마주할 것"이라면서 "국회를 통제하지 못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에 항상 저항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교·안보 분야 질문에 지명된 기자 4명이 모두 외국 언론사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언론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홀대론이 나왔습니다. 또한 '바이든-날리면'을 보도했던 MBC도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질문 기회를 얻지 못해 편향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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