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주자 vs 연구하자…폐사 호랑이 '박제' 논란

임주형 2024. 5. 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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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이 지난달 19일 폐사한 멸종위기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을 박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시민들은 동물의 존엄성을 위해 박제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 측은 박제가 동물 자연사에 대한 기록이자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며 반박했다.

특히 시민들은 태백에 앞서 서울대공원 호랑이들이 잇달아 죽은 사실을 지적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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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에 거부감 가진 시민들 항의 늘어

서울대공원이 지난달 19일 폐사한 멸종위기 1급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을 박제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시민들은 동물의 존엄성을 위해 박제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공원 측은 박제가 동물 자연사에 대한 기록이자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있다며 반박했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내 태백의 사망 소식을 전한 공고문에는 최근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공원 측은 지난달 19일 공고문에서 "2018년 5월2일 백두, 한라, 금강과 함께 4남매로 태어난 태백이 오늘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힌 바 있다.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 태백 [이미지출처=서울대공원]

태백은 올해 6살을 맞이했던 수컷 시베리아 호랑이로, 지난 2월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진료를 받았으나 끝내 죽었다. 동물원 호랑이는 일반적으로 15~20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대공원 측은 "태백이 사후에도 평안하게 영원히 자연 속에서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표본은 자연사의 기록이자 국가 자연 유산이며, 후대 과학자들의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표본으로 제작해 보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즉 죽은 태백을 박제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들은 반대 의견을 냈다. "병을 앓다가 죽은 불쌍한 동물을 또 다른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는 것", "갈는 길이라도 편하게 보내주자",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행위" 등 반응이 나왔다. 이미 동물원에는 죽은 호랑이의 표본이 네 마리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시민들은 태백에 앞서 서울대공원 호랑이들이 잇달아 죽은 사실을 지적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암컷 시베리아 호랑이 '아름'이 숨졌고, 지난해 5월, 8월에는 암컷 '파랑', 수컷 '수호'가 차례대로 죽었다. 특히 수호는 역학조사 결과 심장질환, 열사병으로 죽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동물원 측은 "앞으로 호랑이를 비롯한 모든 동물에 대해 세심하게 건강관리를 하겠다"고 당부했지만, 동물 애호가들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관리 소홀로 죽은 동물의 사체를 박제까지 하겠다는 건 너무 잔혹한 처사인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편 동물 박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호 또한 처음에는 박제하고자 했으나, 시민들의 반대로 박제 대신 사체 소각 처리로 선회했다. 지난 2018년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뽀롱이'도 박제 처리를 하려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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