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사태 뒤엔 한국교회 흔드는 ‘교단 정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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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총회장과 제1부총회장의 직무정지로 한국교회 초유의 리더십 공백을 초래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사태는 교단 정치 폐해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총회장 직무정지 사태 이면에는 교단 신학교인 한국침례신학교(침신대) 이사 파송을 두고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떼거리 정치'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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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총회장과 제1부총회장의 직무정지로 한국교회 초유의 리더십 공백을 초래한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사태는 교단 정치 폐해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의 저간에는 복잡한 교단 정치가 얽혀 있고 타 교단들도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교단 정치로 인한 파행은 리더십 공백뿐 아니라 교단 분열, 나아가 한국 기독교 이미지 실추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를 근절하기 위한 교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기침의 파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기침 총회는 지난해 9월 113차 정기총회 직후부터 총회장 및 제1부총회장 직무정지 관련 소송전에 들어갔다. 지난 1월 총회장 직무 정지에 이어 3개월 만인 지난달 말 총회장 역할을 대행하던 제1부총회장까지 법원의 직무정지 결정을 받은 기침은 114차 총회가 열리는 오는 9월까지 사실상 주요 사역이 동력을 상실했다.
총회장 직무정지 사태 이면에는 교단 신학교인 한국침례신학교(침신대) 이사 파송을 두고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떼거리 정치’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정기총회 당시 총회장 출마 후보들을 지지한 그룹들은 총회를 장악해야 침신대 이사 파송에 주도권을 가질 수 있기에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한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번 사태로 기침 소속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충격과 분노, 허탈과 실망감이 뒤섞인 모양새다. 수도권 중형교회에서 담임하는 A목사는 9일 “교단 소속 목회자들은 이 사건의 원인이 정치 싸움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세력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 교단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2008년 감독회장 선거 이후 선거무효와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사회 법정을 수차례 오가며 장기간의 내홍을 겪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감독회장 자격을 놓고 벌인 소송만 100여건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파행이 이어지자 2010년에는 변호사가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맡아 교단을 이끄는 치욕을 경험하기도 했다.
현재 교단을 이끄는 제34대 감독회장인 이철 목사는 모처럼 온전하게 임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홍을 겪으면서 감리교 교세가 급격하게 약화됐다는 점이다. 2010년 158만738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감리회 교인 수가 지난해 112만5800명으로 30%나 줄었다.
뿌리 깊은 ‘교단 정치’의 폐해를 근절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는 “세속적 정치 형태가 그대로 교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총회 리더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고 이에 따른 폐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교단이 교회를 섬기고 영적으로 돕는 문화가 반드시 한국 교단 내에 일어나야 한다”며 ‘겸손의 리더십’을 거듭 강조했다.
김아영 손동준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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