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독소를 아세요?

오다혜 2024. 5. 10. 00: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몸에 ‘폭탄’을 안고 산다. 폭탄이 터지는 순간 살이 찌고, 만성 염증에 시달리며, 트러블 지옥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워진다. 독소계의 폭탄, 당 제거가 시급하다.

당이 왜 독소가 될까?

당 독소. 생소하지만 없던 개념은 아니다. 건강 정보가 늘어나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최근 들어 ‘혈당 스파이크’와 같은 용어가 화두가 되며 해당 관련 질병으로 더욱 주목받게 된 것. 이는 ‘탄수화물 중독’과 같이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비만의 근저에 해당하는 개념이니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먼저 당 독소란 필요 이상으로 쌓인 당이 단백질, 지방 등과 결합한 일종의 ‘독소 폭탄’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혈당 수치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는 것.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당 독소는 상상 이상으로 우리 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에 당 독소가 퍼지면 가장 먼저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전환시키는 인슐린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당 독소가 체내에 남아 인슐린 저항성을 야기하는 것. 연쇄적으로 전신 염증과 비만, 혈관 질환 등이 따라온다. 포만감이 들 때 ‘그만 먹자’는 신호를 보내는 식욕 억제 호르몬의 기능도 저하됨과 동시에 식욕 촉진 작용을 일으켜 몸은 탄수화물을 더욱 원하게 된다. 우리 몸이 에너지 결핍 상태로 인식해 음식을 계속 먹고 싶게 만들면서 탄수화물 중독 상태를 초래하는 것. 대사 과정 중 과잉 생성된 당은 지방으로 축적돼 비만을 유발한다. 더불어 혈관부터 관절까지 노화를 앞당긴다. 당 독소가 에스트로겐에 달라붙으면 여성호르몬을 무력화시켜 폐경과 같은 상태를 만들기도 하고, 콜라겐에 달라붙으면 급속도로 피부 노화가 촉진된다. ‘폭탄’이라는 단어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당 독소, 너도 피할 수 있어!

당 독소의 발생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신체 내부에서 발생하거나, 신체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우리가 피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외부 요인이다. 음식물 섭취 얘기다. 대표적인 성분이 바로 탄수화물. 물론 탄수화물을 무조건 억제하라는 말은 아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영양소니까. 다만 과잉 탄수화물로 혈액 속 당이 증가하면, 당은 지방세포로 옮겨가 비만을 초래하고 건강을 위협한다. 그렇다면 피해야 할 탄수화물은 무엇일까? 바로 가공식품과 정크 푸드다. 정제 탄수화물인 케이크나 빵, 과자보다는 현미밥이, 가열이 불가피한 육류보다는 생선이 당 독소가 낮다. 생과일과 생채소는 비교적 마음 놓고 먹어도 좋다. 여기에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동물성 식품과 고온 조리법이다. 삼겹살을 고온에 지글지글 익혀 노릇하게 구워 먹을 때 바로 당 독소가 쌓여가는 것. 한두 번으로는 문제되지 않지만 쌓이면 폭탄이 된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당 독소는 식자재와 조리법만 잘 선택하면 충분히 피할 수 있다. 가장 당 독소가 높은 재료는 프랑크 소시지. 육류를 가공까지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삶았을 때도 많지만 5분간 구웠을 때는 2배에 가까운 당 독소가 발현된다. 당 독소가 낮은 편에 속하는 닭 가슴살을 예로 들면 껍질을 제거한 날고기의 당 독소는 1시간가량 삶으면 1.4배 증가하고, 15분간 구우면 7.5배, 8분간 튀기면 무려 9.6배로 증폭한다. 감자의 경우 삶았을 때와 달리 튀겨 먹으면 당 독소를 40배 이상 더 섭취하게 된다. 심지어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은 더욱 높은 고온에, 깨끗하지 않은 기름으로 튀겨 당 독소가 90배 가까이 늘어나므로 주의하자. 이에 비해 어패류는 놀랍게도 10배 정도 낮다. 우유와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도 당 독소 수치가 낮은 편이지만, 치즈라고 안심할 수 없다. 육류와 같은 중량으로 비교하면 당 독소가 훨씬 많기 때문. 치즈에 당 독소가 많은 이유는 숙성 과정에서 단백질과 당질이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는 탓이다. 다만 숙성하지 않고 신선한 상태로 먹는 모차렐라 치즈는 당 독소가 적은 편. 두부도 좋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완전식품이라 각광받지만 생으로 먹을 때보다 중식처럼 기름에서 볶으면 당 독소가 5배 정도 더 쌓인다. 이처럼 같은 식품도 조리법에 따라 당 독소 함량이 달라지므로 굽거나 튀기거나 삶지 않은 것을 선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신선한 자연산을 먹고, 부득이하게 가열이 필요한 경우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것. 튀기는 것에 비해 20% 정도 당 독소가 낮아진다. 커피를 마신다면 고온에서 압력으로 빠르게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샷이 담긴 아메리카노보다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내리는 드립커피를 선택하는 것도 당 독소를 낮추는 팁이다.

폭탄 처리반에서 나왔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미 쌓인 당 독소, ‘염증 폭탄’은 다행히도 해체 처리가 가능하다. 먼저 오른팔을 어깨 뒤로, 왼팔을 허리 위로 넘겨 등 뒤에서 손을 맞잡아보자. 유연한 사람이면 모두 가능하지 않느냐고? 당 독소는 유연성을 담당하는 근육을 파괴한다. 양손이 잡히지 않고 거리가 10cm 이상이라면 당 독소가 잔뜩 쌓인 상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재환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설명이다. 양 팔에 힘을 줘도 겨우 맞잡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식습관 개선부터 근력 운동까지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신호. 실제로 내과 전문의 이광균 교수는 당 독소는 스스로를 단백질이라고 생각해, 진정한 단백질 덩어리인 근육에 붙어버린다고 말한다. 당 독소의 은신처가 근육이라는 얘기다. 특히 근육을 이루는 섬유 단백질은 수명이 길어 당 독소가 한번 쌓이면 쉽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 축적된다. 결국 근육 세포를 손상시켜 근감소증을 유발하는 것. 음식물 섭취 시 당 독소 유발 요인을 피하고, 체내 독소 제거를 위해 수분 섭취량을 늘리면 당 독소가 점차 몸 밖으로 배출돼 폭탄은 작아질 수 있다. 근력 운동뿐만 아니라 신진대사 촉진을 위한 유산소운동 역시 당 독소 배출에 매우 효과적이다. 유산소운동을 할 때는 심박수에 집중하자. 더바른케어의 기능성 트레이닝 전문가, 박태훈 팀장은 살짝 숨이 차는 느낌을 받을 정도의 빨리 걷기와 낮은 강도의 천천히 달리기를 추천한다. 무산소와 유산소운동의 경계 지점을 유지하면서, 지방 대신 탄수화물이 원료로 쓰이고 당 찌꺼기가 쌓이는 중요한 심박 구간이다. 전력 질주와 같이 대화가 불가능한 수준의 빠른 심박수를 유지하는 운동은 인체 순발력을 기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당 독소를 태우는 게 목적이라면 저강도 유산소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 높지 않은 심박수로도 충분히 체력 소모에 대한 부담 없이 신체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 뻔한 결말이라고? 우리는 이미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다. 그 결과, 몸 안에 폭탄이 들어앉았다. 터지면 돌이킬 수 없다. 언제까지 불안함에 시달릴 텐가?

Copyright © 코스모폴리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