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재판에 나온 김만배 "남욱·정영학, 기승전 김만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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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 "정영학은 본 법정에서 (박영수가) 우리은행 청탁을 받고 '적극적으로 돕겠다', '필요한 일 있으면 말을 하라',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증인(김만배)도 박영수로부터 이와 같은 내용을 들은 바 있나?"- 김만배 : "없다."- 검사 : "정영학과 남욱으로부터 전해 들은 사실도 없나?"- 김만배 : "기억이 없다."
'50억 클럽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등장한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공판 내내 "(자신은) 청탁한 일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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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
ⓒ 연합뉴스 |
- 검사 : "정영학은 본 법정에서 (박영수가) 우리은행 청탁을 받고 '적극적으로 돕겠다', '필요한 일 있으면 말을 하라',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증인(김만배)도 박영수로부터 이와 같은 내용을 들은 바 있나?"
- 김만배 : "없다."
- 검사 : "정영학과 남욱으로부터 전해 들은 사실도 없나?"
- 김만배 : "기억이 없다."
'50억 클럽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등장한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공판 내내 "(자신은) 청탁한 일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불리한 상황을 마주하면 말끝을 흐리며 "기억이 없다"라는 답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재판장으로부터 "애매하게 말하지 말라"라는 주의를 반복적으로 들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공판을 진행했다.
박 전 특검의 혐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과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12월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와 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 원 및 땅과 단독 주택을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후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는 무산되고 여신의향서가 발급되는데, 이 과정에서 2015년 3~4월께 김만배씨로부터 향후 50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실제 5억 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박 전 특검에게 '청탁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또 다른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정영학씨는 앞선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와 달리 '청탁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 2003년 3월 11일 박영수 2차장 검사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SK그룹 수사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수사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이인규 부장검사. |
ⓒ 권우성 |
김씨는 박 전 특검과의 인연에 대해 "(법조)기자 시절부터 원체 유명해서 가까이 지내고 싶어하던 분"이라면서 "박 전 특검이 서울지검 2차장으로 있을 때 처음 만났고, 이후 대검중수부장으로 재직하며 친해졌다"라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1980년 제10기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검찰 내 요직을 거쳐 2002년 서울지방검 2차장검사를 역임했다. 김씨 말대로라면 김씨가 박 전 특검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 시기다. 이후 박 전 특검은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장과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친 뒤 대검 중앙수사부장과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역임했다.
검사복을 벗은 뒤 박 전 특검은 김씨의 제안으로 2016년 화천대유자산관리 상임고문으로 취임했고, 같은 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에 임명됐다.
그러나 이날 김씨는 "2014년 당시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에 오른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서 "박 전 특검에게 대장동 사업을 말씀드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박 전 특검을 통해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도 2016~2017년에 남욱과 정영학을 통해 일부 전해 들은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씨의 진술을 종합하면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과 정영학 등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 원 등을 약속받아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자신은 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씨는 "남욱·정영학 진술조서를 보면 기승전 김만배"라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상당 부분 거짓 진술이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일을 오는 16일로 잡았다. 그날도 김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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