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배관공이라…수도관 잘라 조난 알린 대만 등산객

홀로 등산 중 10m 아래 협곡으로 추락
물 공급 수도관 잘라 위치 알려
조난 열흘 만에 극적으로 구조

대만의 50대 등산객이 10m 아래 협곡으로 추락했다가 열흘 만에 구조됐다. 배관공 출신인 이 남성은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수도관을 잘라 자신이 조난 당한 위치를 알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대만 등산객인 장모(54)씨가 펑청시 봉황산에서 10일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장씨는 지난달 12일 봉황산에서 홀로 등산을 하던 중 10m 아래 협곡으로 떨어졌다. 그는 추락하면서 오른쪽 다리를 다쳐 걸을 수 없었고,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장씨는 주변을 살피던 중 마을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는 PVC 수도관을 발견했다. 튼튼한 줄기와 큰 잎을 가진 ‘자이언트 타로’라는 식물도 근처에 있었다.

전직 배관공인 장씨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는 스위스 군용칼로 수도관을 자르고 자이언트 타로의 줄기로 수도관을 막아 물 공급을 방해했다.

장씨가 조난당한지 10일이 지나 주민들은 수도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챘고, 원인을 조사하던 중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구조 당시 장씨는 의식이 있었고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른쪽 다리와 왼쪽 엉덩이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소식에 현지 네티즌들은 “나라면 매일 물만 마셨을 듯” “정말 똑똑하고 영리하다” “심각한 재난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미래에 축복을 받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조난을 당했던 등산객이 현명한 방법으로 구조된 사례가 예전에도 종종 있었다고 덧붙였다.

2022년에는 중국 남서부 쓰촨성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인해 17일 동안 산속에 갇혀 있었다. 그는 당시 영국의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의 TV쇼에서 봤던 기술을 떠올려 이끼물을 마시고 야생 키위를 먹으며 생존했었다.

김효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