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냐 삥뜯기냐”...부동산 신탁 연이율 100% 불법 고리 대출 적발

김범준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andreaskim97jun@gmail.com) 2024. 5.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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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 (매경DB)
부동산 신탁사의 대주주와 임직원들이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시행사에 불법으로 금전을 대여하고 고금리의 이자를 수취하는 등 갑질을 한 사례가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올해 업무계획에 따라 실시한 부동산 신탁사의 대주주와 계열사와 관련된 위법·부당 행위 테마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사 대상은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신탁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 과정에서 개발 비용을 직접 조달하거나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신탁사의 대주주와 계열사는 시행사 등에 토지 매입 자금 등의 명목으로 20여회에 걸쳐 1900억원을 대여하고 이자로 총 150억원을 받았다. 평균 이자율이 18%에 달한다. 일부 자금 대여 건의 경우에는 시행사에 귀속되는 개발이익의 45%를 추가로 받는 조건을 약정하기도 했다.

신탁사의 직원들도 본인 소유 개인법인 등을 세우고 시행사 등에 수회에 걸쳐 토지 매입 자금 등으로 25억원 상당을 대여·알선했다. 이때 연이율을 100%로 약정해 이자 명목으로 7억원 상당을 받았다. 분할 상환 등을 고려해도 실 이자율이 37%에 달한다. 현행 법정 최고 이자율은 연 20%다.

일부 대주주와 임직원들은 분양 대행 업체 등 신탁 사업의 용역 업체 대표와 직무 관련자로부터 45억원 상당의 금품과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대주주의 자녀가 소유한 회사의 오피스텔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임직원을 동원하기도 했는데 이들에게 45억원 상당을 대여해 미분양 오피스텔 계약에 참여토록 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임직원이 계약에 참여하면서 오피스텔 분양률은 5.5%에서 10.2%까지 올랐으며 2024년 3월 기준 36.5%로 급등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는 일반 수분양자와 분양률 증가에 따라 중도금 대출 연대보증 한도를 증액해 시공사를 기망한 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검사 결과 확인된 대주주와 임직원의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예정”이라며 “수사당국에 위법 사실을 통보하고 관련 입증 자료를 공유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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