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세르비아 찾아간 시진핑, 오늘 나토 폭격 현장 방문

신경진 2024. 5. 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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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의 옛 중국대사관 부지에 세워진 중국문화센터 앞의 공자상. 신화망

8일(현지시간)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두 번째 순방국인 세르비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폭격 현장을 방문한다.

시 주석은 이날 25년 전인 1999년 5월 7일 나토 전투기의 오폭으로 파괴된 중국 대사관 부지에 완공된 중국문화센터를 찾아 추모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앞서 7일 세르비아의 일간지 폴리티카에 기고문을 보내 나토의 폭격을 상기했다. 그는 “25년 전 오늘 나토는 제멋대로(悍然) 중국의 주유고슬라비아 대사관을 폭격해 3명의 중국 기자가 불행히 숨진 일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며 “중국 인민은 평화를 소중히 여기지만 절대 역사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나토에 반감을 드러냈다. 이어 “중국과 세르비아 양국 인민의 피로 맺어진 우정은 두 나라 국민 공통의 기억이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나토군의 중국 주유고슬라비아 대사관 폭격 25주년을 맞아 추모비에 조화가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문화센터 앞에는 중국 문화를 상징하는 공자의 동상과 나토 폭격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가 세워졌다. 베오그라드시가 세운 비문에는 “세르비아공화국 인민이 가장 어려운 시절에 지지와 우의를 보내준 중화인민공화국에 감사하며 삼가 희생한 열사를 추모한다”고 씌어 있으며, 지난 2016년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세워진 비석에는 “삼가 나토의 중국 주유고슬라비아 대사관 폭격 중 희생된 사오윈환(邵雲環), 쉬싱후(許杏虎), 주잉(朱穎) 열사를 기념하며”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중국 대사관은 당시 ‘발칸의 도살자’로 불리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슬라비아연방 대통령이 코소보에서 알바니아계에 대한 탄압을 멈추도록 압박하는 나토 작전 중 공격을 받았다. 7일 베오그라드 공항에서 직전 시 주석 부부를 영접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당시 밀로셰비치 내각의 선전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슬람 신도가 180만 인구의 96%를 차지하는 코소보는 지난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분리 독립했다. 다만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승인하지 않고 있으며 유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세르비아를 지지하고 있어 유엔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5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 도심 건물에 오성홍기와 “존경하는 중국 친구를 열렬히 환영한다”는 중국어 문구가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시 주석을 환영하는 세르비아 공산당 집회에 “코소보는 세르비아이고, 대만은 중국이다”라는 구호가 등장했을 정도로 양국은 유사점을 공유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최근 중국중앙방송(CC-TV) 인터뷰에서 “대만은 중국의 것이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는 시 주석이 자신과 중국 인민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대만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중국은 세르비아와의 양자 관계를 ‘철의 동지(鐵杆, Ironclad Friendship)’라며 중시한다. 아시아의 캄보디아와 동유럽 세르비아 두 나라에만 사용하는 특수 관계를 의미한다. 베오그라드의 중국문화센터는 중국 문화관광부와 산둥성 정부가 6000㎡ 규모로 건설했으며 최근 대중에 공개했으며, 중국어와 전통악기, 서예, 태극권 강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지난 6일 보도했다.

한편, 프랑스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7일 시 주석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외할머니가 묻혀있는 마을 근처 피레네 산맥 레스토랑에서 부부 오찬을 갖고 '브로맨스'를 다졌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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