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조제 최첨단 시설 문 열어… 최상의 한약재로 안전하게 만든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4. 5. 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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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한약통합조제시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지난달부터 시작
국내 최대 한약통합조제시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방문
최첨단 시스템·철저한 품질관리… 한약, 정밀성·안전성 높여
한약 효과 높이기 위한 연구·최상급 한약재 확보도 뒤따라
자생메디바이오센터 한약사가 탕전기들을 관리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근 한약(첩약) 건강보험이 확대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9일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제 한의 의료기관에서 ▲허리디스크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 질환 후유증 등 6개 질환에 대해 한약을 4∼8만 원대(10일 기준)로 처방받을 수 있다. 국가에서 한약을 보장하면서, 한약 조제 기준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탕전실 운영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에서 hGMP(한약재 제조·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한 한약재만을 사용해 조제해야 한다.

보장된 한약 조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 최대 한약통합조제시설인 '자생메디바이오센터'에 다녀왔다. 한약 조제시설이라고 황토색 벽을 채우고 있는 빽빽한 서랍과 약재, 천장에 밧줄로 매달려 있는 약첩 그리고 팔팔 끓고 있는 갈색 도기 등을 떠올렸다면, 완벽한 오산이다. 건물에 들어서자 1층 로비에서 통유리창으로 전 층을 볼 수 있었는데, 첨단 설비가 깔끔하게 정비돼 있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7000평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정밀하고 위생적인 한약… 최첨단 시스템으로 조제

탕전실엔 효율적인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이 구현돼 있었다. 전국의 한의 의료기관에서 보낸 처방이 탕전실에 도착하면, 처방 내역을 토대로 한약재가 정밀하게 자동 조제돼 탕전기로 이동했다. 들어간 재료에 맞게 탕전기의 시간, 압력, 온도가 조절된 후 한약이 추출됐다. 추출된 한약은 배관을 따라 자동으로 포장재에 충진됐고, 레토로트 멸균기에서 고온·고압 멸균 작업까지 연달아 진행됐다.

조제 중인 약침.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매일 최대 1500명분의 한약이 조제되고 있다"고 했다. 약침액을 조제하는 곳도 있었는데, 이곳은 아예 사람 출입이 불가능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약침 치료는 침으로 정제한 한약재 유효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인 만큼, 불순물을 절대 허용해선 안 된다"며 "사람 출입이 불가능한 최고 단계 무균실에서 충전, 밀봉을 진행하고, 고압증기 멸균과 이물검사까지 마친 후 유통하고 있다"고 했다. 조제된 약침액은 자동으로 0.2㎛ 필터를 통과하며 2번의 미생물 제거 단계를 거쳤다. 약침액을 넣는 바이알 용기도 6단계에 걸쳐 세척됐다.

철저한 '품질 관리'로 안전성 높여

자생메디바이오센터 연구원이 한약재 품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 사용하는 재료와 완성품의 품질이 떨어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는 한약재 가공·공급 인프라에 심혈을 기울여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식약처 hGMP 실사를 거쳐 인증을 획득했고, 5년 연속 hGMP 우수업체로 선정됐을 정도다. 지금까지 품질 관련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먼저 가공·사용하는 한약재를 들여오기 전에 최소 3회 이상의 엄격한 사전 검사를 실시했다. 입고 단계에서 다시 최대 100종 이상의 잔류 농약, 중금속 시험 등 안전성 검사를 진행했다. 한약재 가공 후, 조제에 들어가기 전에 또다시 초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UPLC-MS/MS) 등으로 추가적인 검사까지 실시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제약업계 의약품 제조시설에 준하는 최첨단 시설을 갖춰, 품질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시설 내 물, 공기도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관리됐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한약 조제에 사용되는 모든 물을 관리하는 지하 정수시설에는 3단계 필터를 이용한 역삼투압방식과 전기탈이온방식(EDI) 등으로 불순물이 전혀 없도록 하고 있다"며 "공기도 층마다 독립적으로 구축된 공기조화시스템(HVAC System)으로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고, 온·습도도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교차 오염이 생기지 않도록 인력, 원료, 자재, 폐기물 등의 동선도 나뉘어 있었다. 혹여 이상이 발생하면 모든 공정이 바로 중지된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담당 직원과 협력업체가 즉각 문제를 해결한 후, 재가동 된다"고 했다.

완성품도 재차 검증됐다. 한약은 추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파악할 수 있도록 따로 보관됐다. 약침은 조제 이후 14일간 무균시험, 불용성 미립자·엔도톡신 유무 검사 등 각종 시험이 실시됐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전경.

유효성 높이기 위해 과학적인 노력 기울여

자생한방병원은 복용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이어야 한다는 '본질'을 지키기 위해, 연구와 한약재 확보 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꾸준한 연구로 환자에게 효과적인 한약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약재 천수근(하르파고피툼)이 세포 회복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규명했다"고 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 수명(Oxidative Medicine and Cellular Longevity)'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천수근을 3가지 농도로 나눠 손상된 쥐의 척수 세포에 처리했더니, 신경돌기가 끊어졌던 세포들이 농도에 비례해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재는 원산지에 따라 약효 차이가 큰데, 자생한방병원은 유효성이 보장된 최상급 한약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녹용은 러시아 알타이공화국에서, 침향은 베트남에서, 인삼은 충남 금산에서 공수한다"고 했다. 전문 검수인이 직접 방문해 품질을 확인하고,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국제 거래 협약(CITES)에 수재된 한약재는 철저히 기준을 준수해 수입한다. 자생메디바이오센터 관계자는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자생한방병원의 설립이념으로 모든 임직원이 최고의 한약을 조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한의약의 표준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국민들에게 안전성·유효성이 보장된 한약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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