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국 누비며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 홍보했습니다”

배군득 2024. 5.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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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2분기 최우수사례 수상한 박승무 팀장
작은 아이디어로 농촌 변화에 큰 기여
산불예방・미세먼지 저감까지 두 토끼 잡아
박승무 농촌진흥청 농업기상환경팀장이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농촌 지역이 갈수록 고령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매년 영농부산물을 수거하는게 쉽지 않아 곳곳에 방치되는 사례가 빈번했다. 정부 기관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면 산불도 예방하고, 미세먼지도 저감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승무 농촌진흥청 농업기상환경팀장은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의 필요성을 이같이 설명했다.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이하 파쇄지원단)은 유관기관(3부 1청, 지자체) 협업으로 봄철 산불 주요원인 영농부산물 소각 방식을 파쇄 및 농지로 환원하는 체계로 전환하는데 중점을 둔 정책이다.

이를 통해 산불 발생 감소, 미세먼저 저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팀장의 아이디어는 매년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대부분이 영농부산물이 원인이라는 문제에서 착안했다.

실무부서 팀장이 낸 이 작은 아이디어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산림청, 농협 등 민・관이 서로 협업하는 계기가 되며 농촌에 새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파쇄지원단은 이렇게 작은 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강원도 삼척에서 제주도까지…영농현장을 누빈 젊은 지도관

박 팀장은 처음 파쇄지원단 구성 당시 농부산물 안전처리를 위한 협력체계 미흡하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결국 ‘농촌’이라는 키워드를 포함한 기관들의 양보와 협조 없이는 파쇄지원단 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농촌에서 발생한 산물 가운데 25.8%가 논・밭두렁・영농쓰레기 소각에 의한 것이었다”며 “이런 상황에도 부처 간 담당업무 범위의 미세한 차이로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파쇄지원단이라는 새로운 업무를 지자체 담당자들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부처 협업은 의외로 순조롭게 흘러갔다. 모두 관계 기관들이 파쇄지원단 필요성에 공감하고 발빠르게 예산과 인력을 구성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올해 예산 미반영과 신규 업무 추진에 따른 부담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승무 팀장(왼쪽)과 박명일 주사보가 농촌진흥청 2024년 2분기 적극행정 최우수사례로 선정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이런 상황에 놓이자 박 팀장과 같은 팀의 박명일 주사보는 강원도 삼척부터 제주도까지 직접 설명회를 열어가며 지자체를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두 직원이 뛰어다닌 지자체만도 26곳이 넘는다.

박 팀장은 “처음부터 지자체가 쉽게 파쇄지원단 운영에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그동안 교육・홍보 중심의 운영이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지역 순회설명회를 통해 불법소각 대응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파쇄지원단 필요성을 설명했더니 대부분 지자체가 흔쾌히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는 바로 결실을 맺었다. 농촌진흥청은 파쇄지원단의 실질적 운영을 맡았다. 산림청은 산림연접지 공동 수거・파쇄를, 농식품부는 올해 800대의 파쇄기 보급에 나섰다. 또 행안부는 파쇄지원 특별교부세, 농협은 영농부산물・폐기물 환경정화 캠페인을 전개했다.

파쇄지원단은 당초 예상보다 더 큰 성과를 올렸다. 특히 파쇄지원단 인력은 834명으로 기대했던 일자리 창출을 훨씬 뛰어넘었다. 신규 예산도 58억원을 확보하며 충분한 지원사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팀장은 지난해 권역별 설명회와 워크숍을 5회 개최했다. 도원·센터 226명, 산림부서 153명 등 379명이 사업설명 등 이해도 증진에 참여했다.

박 팀장은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지원과 신속한 현장 조기정착을 유도하는데 집중했다”며 “진안군에서 중앙단위 관계부처, 민관합동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 발대식 및 캠페인을 벌였고, 농기계 사고예방 안전가이드, 파쇄지원단 운영 홍보 영상 제작·배포 등 홍보도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농가에선 ‘엄지척’…파쇄지원단의 ‘나비효과’

파쇄지원단은 농가도 춤추게 한다. 지자체와 농가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으면서 농가에서는 단비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농가에서는 벌써부터 파쇄지원단 칭찬 일색이다. 경기도 양주시의 경우 파쇄지원단 덕을 톡톡히 본 지역 중 하나다. 양주시 영농부산물 파쇄신청 건수는 820건 100ha 가운데 754건 92ha를 처리했다. 무려 92%를 파쇄지원단이 해결한 셈이다.

박 팀장이 파쇄지원단 이야기 도중 농가 미담사례를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쑥스럽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박 팀장은 “양주시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사업 추진은 농업기술센터와 산림부서, 환경부서 협업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영농부산물 안전처리 홍보, 파쇄작업, 계도 등이 맞물려 호응도가 매우 높았던 지역이다. 추진실적이 92%에 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충남 당진시는 읍면별 농촌지도자회로 구성된 12개조 파쇄지원단이 파쇄작업을 대행하며 좋은 선례를 남겼다. 산불전문 진화대 및 산불감시기동대 발대식에서 파쇄지원단 운영 사업 홍보와 협조 요청을하며 효과를 극대화하는 성과도 거뒀다.

권철희 농촌지원국장은 “파쇄지원단 운영으로 고령화에 따른 영농부산물 수확후 처치 곤란 및 농기계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불법소각이 성행하던 농촌이 변화하고 있다”며 “농진청은 향후 ▲산불 예방 ▲미세먼저 저감 ▲영농부산물의 재활용 등 자원 보존 및 순환으로 농업·농촌 내 탄소 저감 인증을 통한 농가 소득을 연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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