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2>

조인경 2024. 5.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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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하지만, 실제 우울증을 겪는 환자와 그 가족은 절대 감기 수준이 아님을 잘 안다.

환자를 잠식하고, 몸과 마음을 파괴하며,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우울증 앞에서 절망한다.

무엇보다 우울증 환자에게 치명적인 주변인들의 무신경한 말과 행동을 차단하며 아내가 우울증 치료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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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하지만, 실제 우울증을 겪는 환자와 그 가족은 절대 감기 수준이 아님을 잘 안다. 환자를 잠식하고, 몸과 마음을 파괴하며, 일상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우울증 앞에서 절망한다.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의 저자는 아내의 치료를 위해 모든 것을 자신이 직접 먼저 해봤다. 우울증에 좋은 식단을 개발하고, 효과 있다는 영양제를 구해 먼저 먹고 검증한 후 아내에게 권했다. 우울증에 좋은 운동법을 먼저 익혀 아내와 함께 꾸준히 운동하고, 우울증과 관련된 일반 서적을 넘어 연구 논문과 의대 교재까지 공부하며 우울증에 대해 더 잘 이해하려 애썼다. 무엇보다 우울증 환자에게 치명적인 주변인들의 무신경한 말과 행동을 차단하며 아내가 우울증 치료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도록 도왔다. 글자 수 997자.

고민 끝에 홈트레이닝 장비를 사서 집에서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의자처럼 생긴 스쿼트 보조 기구와 걷기 전용 워킹 패드를 구입해서 제가 먼저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스쿼트 기구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워킹 패드는 달랐습니다. 30분 정도를 시속 5~6㎞ 속도로 걸으면 땀이 좀 흐를 정도여서 이거라면 크게 힘들지 않아 아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 정도 매일 워킹 패드 위에서 걷기 시작하니까 갈수록 체력이 좋아지고 행복감이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안 하던 운동을 해서 그런지, 땀을 흘려서 그런지, 고민도 잊히고 기분이 아주 상쾌해져서 걱정거리가 있어도 걷고 나면 해결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이때부터는 시도 때도 없이 운동기구에 올라가서 걷고 또 뛰었습니다.

그냥 걷는 것도 좋았지만 경사를 높이 올려서 걸으면 심장이 쿵쾅대면서 더 극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1시간 정도 지속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싹 없어지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을 몰랐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고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도 제가 좋아지는 것을 보고는 기운을 내서 조금씩 걷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하루는 밖에서 노는 아이들을 마주쳤는데 뛸 때 웃지 않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재밌길래 저렇게 좋아할까 생각도 들고 매일 걷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해서, 컨디션을 봐 가면서 하루 1~2㎞씩 뛰기 시작했는데 정말 즐거워서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햇볕 좋은 날 밖에 나가서 뛰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콧노래가 나오고 발바닥으로 흙을 차 낼 때마다 꽃 냄새나 풀 냄새가 전해져서 더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걷고 뛰어서 체력이 생기니까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끙끙대지 않게 됐고 걸으면 걸을수록 생각이 정리돼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게 됐습니다. 그 후로도 좌절할 정도로 큰일이 여러 번 있었지만 나가서 땀으로 범벅이 될 때까지 한참을 뛰면 어지러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최의종,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라디오북, 2만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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