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시골교회, 어린이 없는 슬픈 어린이 주일”

손동준 2024. 5. 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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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주일에 정작 어린이가 없거나 어린이를 위한 사역이 빠진 교회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같은 날 스레드에 올라온 "오늘 우리 교회는 어린이 없는 어린이 주일을 보냈다"는 글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이 글을 쓴 누리꾼은 어린이날과 어버이 주일이 겹친 상황에서 자신이 속한 교회가 어버이날 중심으로 행사를 치른 것을 지적하면서 "미래세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다음세대라곤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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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지난 4일 경기도 화성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동탄 어린이 축제에서 레일기차를 타고 있다. 국민일보DB


어린이 주일에 정작 어린이가 없거나 어린이를 위한 사역이 빠진 교회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6일 텍스트 중심 SNS 스레드(Threads)에 올라온 어린이 주일 관련 글이 관심을 모았습니다. 자신을 시골교회 교인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번 어린이날 예배에 어린이는 없었다”고 토로한 겁니다. 해당 글에는 지방에서부터 교회 안의 어린이들이 줄어들고 있음을 실감한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밖에 “청소년이 없는 교회도 허다하다”, “기독교 아니 현재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라는 반응이 뒤따랐습니다.


자신을 대구에 사는 크리스천이라고 밝힌 또 다른 누리꾼은 “지난해 내가 다니는 교회에 출생한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며 “이제 어린이도 없는데 어린이날도 없어질 듯 하다”는 우울한 전망을 적었습니다. 이 글에는 “오늘 우리교회에 태어나서 처음 교회 나온 아이가 있어서 축복기도를 받았는데 너무 이뻐서 기다렸다가 한번 안아봤다”며 “우리교회도 신생아 본지가 올해 처음”이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사실 확인이 필요한 SNS상의 글이지만 이미 발표된 여러 지표를 들여다보면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2년 실시한 교회학교 운영률 조사에 따르면 당시 예장통합 서울서북노회의 교회학교 운영률은 57%에 불과했습니다. 서울 지역 교회임에도 두 곳 중 한 곳은 교회학교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출산과 지방소멸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더 암담합니다. 교회의 학교 감소 추세가 일반 학령인구 감소보다 더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일반 학령인구의 경우 2013년 653만 명에서 2022년 527만 명으로 10년 전 대비 19% 감소했지만, 교회학교 학생(예장통합)은 2013년 34만 명에서 2022년 21만 명으로 10년 새 37%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반 초중고 학생 감소율보다 감소 속도가 2배가량 더 빠릅니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지난 10년간 일반 학령인구는 4%만 줄어든 것에 반해, 교회학교는 무려 36%가 줄어 교회학교 초등부에서 매우 큰 위기를 보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같은 날 스레드에 올라온 “오늘 우리 교회는 어린이 없는 어린이 주일을 보냈다”는 글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단순히 어린이가 없다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이 글을 쓴 누리꾼은 어린이날과 어버이 주일이 겹친 상황에서 자신이 속한 교회가 어버이날 중심으로 행사를 치른 것을 지적하면서 “미래세대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다음세대라곤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토로했습니다. 주일학교사역자모임 대표인 고상범 목사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어린이 주일이지만 되도록 교회학교 사역을 활성화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밖에 교사 주일뿐 아니라 어버이 주일도 미래세대 사역의 주체인 교사와 부모를 깨우는 자리로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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