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베트남을 우회로로… 중국, 대미 수출 이어간다

양민철 2024. 5.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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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등 진출 한국 기업 피해 우려

중국이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해 멕시코, 베트남을 대미 수출 우회로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멕시코와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각각 105억5000만 달러, 30억2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 수출이 쉬운 멕시코와 베트남으로 제조 기지를 이전해 우회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멕시코에 앞서 베트남도 중국의 대미 수출 우회로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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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의 봉쇄 전략 피한 공세
미국은 수입품 관세액 상향 채비


멕시코 등 진출 한국 기업 피해 우려 중국이 미국의 무역 제재를 피해 멕시코, 베트남을 대미 수출 우회로로 활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탈(脫)중국을 선언한 미국의 중국산 수입은 줄었지만, 실상은 뒷문을 노린 중국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우회로 차단에 나설 경우 멕시코·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6일 ‘중국의 대미국 우회수출 추이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우회 수출 규모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멕시코와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각각 105억5000만 달러, 30억2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무협이 다지역산업연관모형을 분석해 중국 수출 제품의 최종 도착지를 집계한 결과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 수출이 쉬운 멕시코와 베트남으로 제조 기지를 이전해 우회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2018년 대중국 제재에 본격 착수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수출통제 리스트’로 중국의 미국 내 기술 산업 투자 등을 막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 봉쇄’ 정책을 이어가면서 중국이 14년간 차지했던 미국의 최대 수입국 지위는 지난해 멕시코로 교체됐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17년 21.9%에서 지난해 13.1%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멕시코의 대미 수출품에는 껍데기만 바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다수 포함됐다는 게 무협의 분석이다. 2020년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USMCA) 체결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으로 멕시코산 제품에도 미국이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그러자 중국은 자동차, 철강, 전자 제품 등의 수출 우회로로 멕시코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TV 제조기업인 하이센스는 2021년 2억6000만 달러를 들여 멕시코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비야디(BYD) 등도 현지 공장 건설에 뛰어든 상태다.

멕시코에 앞서 베트남도 중국의 대미 수출 우회로로 활용됐다. 2019년 미국이 대중 관세(통상법 301조) 및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을 시행하자, 중국은 베트남을 우회로로 삼았다. 2018년 15억7000만 달러였던 중국의 베트남 경유 대미 우회 수출은 이듬해 40억8000만 달러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미국은 중국의 우회 수출에 칼을 댈 채비를 갖추고 있다. 미국 상원은 지난 2월 중국 업체가 생산한 자동차에 대해 제조 지역과 무관하게 125%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산 알루미늄·철강 관세율을 최대 25%(현 7.5%)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멕시코·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규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현지 생산 과정에서 중국산 원자재·중간재가 포함될 경우 ‘우회 수출’로 엮여 대미 수출 길이 막힐 수 있어서다. 물론 미국의 우회 수출 규제는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 기회를 넓힐 수 있다. 김나율 무협 연구원은 “대미 수출 피해를 예방하고, 중국의 우회 수출을 한국산 제품이 대체하는 수혜를 누리기 위해선 공급망 다변화와 제품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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