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1조 돌려달라”… 사면초가 신세계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5. 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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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SSG닷컴 재무적투자자(FI)에게 1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압박을 받는 등 사면초가에 놓였다. SSG닷컴은 FI에 총 1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2024년 상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IPO는 속절없이 미뤄졌고 SSG닷컴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되자 FI 측이 투자금 회수를 압박하고 나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그룹 재무 리스크가 가중된 데다 FI에 1조원 회수 압박을 받게 되자 신세계그룹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단 우려가 팽배하다.

유통업계와 PE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FI 양측은 주주간계약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 행사 요건을 두고 벼랑 끝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어피너티와 BRV는 SSG닷컴에 2019년 7000억원, 2022년 3000억원 등 총 1조원을 투자해 각각 15%씩 지분을 갖고 있다.

투자 당시 양측은 일정 조건을 충족 못할 경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도록 주주간계약을 맺었다. 2023년 SSG닷컴의 총 거래액(GMV)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거나 IPO 관련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FI 보유 지분을 이마트와 신세계가 웃돈을 주고 다시 사가야 한다는 게 뼈대다.

신세계 측은 SSG닷컴의 GMV가 주주간계약 요건을 충족해 풋옵션 부담을 덜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FI 측은 상품권 판매 등 중복 계상 거품을 걷어내면 실질 거래액은 주주간계약 요건에 못 미친다는 주장을 편다. 풋옵션 행사 예정 기간은 지난 5월 1일부터 2027년 4월까지다. 아직 3년이라는 기간이 있어 FI 측이 풋옵션을 즉각 행사하기보단 신세계그룹과 피 말리는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신세계그룹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첫 적자를 냈다. 2019년 6조원이었던 이마트 총 차입금은 지난해 11조5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재계 일각에서는 정용진 회장의 G마켓 인수가 그룹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은 뼈아픈 패착이 됐단 시각도 존재한다. 인수 자금으로만 3조원을 베팅한 탓에 이마트 재무 곳간이 바닥났고 SSG닷컴 역시 적기 투자 기회를 놓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단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G마켓은 시너지는 고사하고 영업권 상각으로 골칫거리가 된 만큼 정용진 회장의 사내 입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 지적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8호 (2024.05.08~2024.05.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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