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하늘에 ‘구름씨’ 뿌려 산불 예방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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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원 평창에 있는 구름물리선도센터.
맑은 하늘에 5분간 하얀 연기와 함께 이른바 '구름씨'들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이철규 국립기상과학원 관측연구부장은 "지금까진 기상항공기 1대를 운용했기 때문에 정해진 비행시간 내에 구름씨를 뿌리고 결과까지 함께 관측해야 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며 "기상항공기가 추가 도입되면 한 대는 계속 구름씨를 뿌리고 나머지 한대는 결과를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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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원 평창에 있는 구름물리선도센터. “드론 이륙 시작”이라는 소리와 함께 연소탄 2개를 단 12㎏짜리 드론이 ‘위잉’ 소리를 내며 이륙했다. 드론이 지상에서 약 30m 높이까지 올라가자 연소탄에 불이 붙었다. 맑은 하늘에 5분간 하얀 연기와 함께 이른바 ‘구름씨’들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구름에 구름씨를 뿌려주면 수증기가 달라붙는다. 구름 내 물방울이 생기고, 점점 무거워진 물방울이 땅으로 떨어져 비 또는 눈이 된다. 바로 인공강우 기술이다.
얼음알갱이 등으로 이뤄진 0도 이하의 차가운 구름에는 화학물질인 요오드화은과 드라이아이스가 사용된다. 수증기로 이뤄진 0도 이상의 따뜻한 구름에는 염화칼슘이나 염화나트륨이 구름씨 역할을 한다. 이 씨앗들이 얼음알갱이·수증기와 결합하며 점차 커지다 중력의 영향으로 지상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기상청이 인공강우 실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인공강우를 통해 매년 봄 발생하는 산불을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대지의 습도를 높여 산불이 많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인공강우 실험은 1963년 국내에서 처음 시작됐다. 가뭄과 안개, 미세먼지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2019년엔 중국발 미세먼지 해소를 위해 서해에서 인공강우 실험이 진행됐지만, 비의 양이 적어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실제 2020~2023년 인공강우 실험을 통한 평균 증우량은 1.3㎜ 수준에 그친다. 가뭄 해소나 산불 진화엔 부족한 양이다.
기상청은 최근 인공강우의 초점을 ‘산불 예방’으로 전환했다. 겨울철에 눈을 미리 쌓아두거나 봄철에 땅을 촉촉하게 만들어 산림 건조도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이미 2022년 대기와 똑같은 조건으로 실험할 수 있는 ‘구름물리실험챔버’를 구축했다. 여러 가지 기상 조건에서 인공강우 실험 계획을 세워보는 곳이다. 이를 통해 2020년 65% 수준이던 인공강우 성공률은 지난해 86%까지 올랐다.
기상청은 2017년 도입된 기상항공기 ‘나라호’를 통해 인공강우 외에도 다양한 실험을 병행하고 있다. 기상청은 인공강우 증우량 증가 실험을 위해 6월 중으로 미국에서 전용 항공기 2대를 더 들여올 방침이다.
이철규 국립기상과학원 관측연구부장은 “지금까진 기상항공기 1대를 운용했기 때문에 정해진 비행시간 내에 구름씨를 뿌리고 결과까지 함께 관측해야 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다”며 “기상항공기가 추가 도입되면 한 대는 계속 구름씨를 뿌리고 나머지 한대는 결과를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고 말했다. 기상항공기 추가 투입 시 평균 증우량은 2.5~5㎜ 정도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인공강우가 대기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이상기후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상청은 현재 인공강우 실험은 국지적으로 또 극소량을 이용해 진행하고, 구름씨로 쓰이는 요오드화은 등도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평창=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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