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갔다가 배워 온 초간단 약식 만들기

유영숙 2024. 5. 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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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축하로 모인 자식들 모두 맛있다고 하니 어깨가 으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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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 집에서 만든 약밥 꽃구경 갔다가 배워 온 약밥을 어버이 날 행사로 자식들이 모인 날 만들어 먹으며 모두 맛있다고 해서 어깨가 으쓱했다.
ⓒ 유영숙
 
지난 4월 마지막 날인 30일에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충청북도 무극이란 마을에 갔다. 오랜 모임의 가장 큰 언니가 무극 옆 동네인 생극 전원주택에 사신다. 우리 모임은 보통 3개월에 한 번 정도다.

만나는 장소가 대부분 서울이라 언니는 늘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셨다. 서울에도 아파트가 있는데 딸이 살고 있고, 언니는 남편과 전원주택에서 생활하신다. 매번 서울로 올라오는 언니한테 미안해서 이번에는 우리가 내려가기로 한 거다. 꽃구경도 하고 집구경도 할 겸 내려갔다.

세 명 모두 처음 가는 곳이라 모임의 막내가 버스표를 예매해서 12시에 출발하는 음성행 버스를 타고 내려갔다. 고속도로 버스 전용도로로 달리니 길이 막히지 않아서 1시간 20분 만에 도착했다. 집에서 남부터미널까지 가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으니 충청도가 그리 멀지 않았다.

전원주택이 정말 아름다웠다. 점심을 먹고 예쁜 정원이 보이는 곳에서 차와 다과를 먹었는데 과일과 함께 내오신 약밥이 맛있었다. 약밥은 늘 떡집에서 사 먹었었는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레시피가 있는지 여쭈어보았다. 쪽지에 적은 레시피를 보여주셔서 사진을 찍어 왔다.

5월 8일이 어버이날이라서 아들과 며느리가 5월 4일 토요일에 손자를 데리고 온다고 하였다. 손자들이 아직 어리고 남편도 외식을 싫어해서 집에서 먹기로 했다. 작은 며느리가 구워 먹을 고기를 사 오기로 했고, 남편이 회와 생선 초밥을 주문했다. 집에 김치와 파김치가 있어서 쌍둥이 손자가 잘 먹는 시금치나물을 무치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을 브로콜리와 두릅, 오이를 준비했다. 요즘 외식하면 몇십만 원은 훌쩍 넘어가서 집에서 차려 먹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외식 대신 집에서 차린 저녁 상차림 손자들이 어리고 남편이 외식을 싫어해서 자식들이 모인 날 집에서 저녁상을 차렸다. 회와 생선초밥도 주문했더니 상이 그득하다.
ⓒ 유영숙
   
가족이 모처럼 모두 모이니 약밥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아침에 슈퍼에 가서 흑설탕과 계핏가루, 잣을 사 왔다. 집 앞 슈퍼 세 군데를 갔는데 깐 밤을 사지 못했다. 대부분의 작은 슈퍼에서는 깐 밤은 추석이나 설날 즈음에만 파는 것 같다. 냉동실에 대추가 있어서 이번에는 하는 수 없이 대추와 잣만 넣고 만들어야겠다.

우리 집 건강 약밥 만드는 법

1. 찹쌀 4컵을 씻어서 물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불린다.
  
▲ 약밥 재료 레시피 대로 약밥 재료를 준비했다. 밤은 사지 못해서 대추와 잣만 준비했다.
ⓒ 유영숙
 
2. 불린 찹쌀을 건져서 밥솥에 넣고 밤, 대추, 잣 등과 섞는다. 대추는 돌려 깎으며 씨를 빼주고, 밤도 작게 잘라준다.
  
▲ 약밥에 들어갈 재료와 양념 대추와 잣을 준비하고, 양념 재료인 흑설탕, 계핏가루, 간장, 소금을 분량대로 섞어 잘 녹도록 저어준다.
ⓒ 유영숙
 
3. 물 2컵에 양념 재료인 흑설탕, 계핏가루, 간장, 소금을 분량대로 섞어 잘 녹도록 저어준다.
4. 찹쌀이 들어있는 밥솥에 3번 재료를 부어주고 취사를 눌러준다.
  
▲ 전기밥솥으로 만드는 약밥 찹쌀에 준비한 재료를 넣고 백미를 선택한 후 취사를 눌러준다.
ⓒ 유영숙
 
5. 전기밥솥이 보온으로 넘어가면 10분 정도 더 뜸을 들이고 참기름 2숟가락을 넣고 잘 섞어준다.
 
▲ 완성된 약밥 전기밥솥이 보온으로 넘어가면 잠깐 뜸을 들이고 꺼내서 참기름을 섞어 약밥을 완성한다.
ⓒ 유영숙
6. 쟁반에 주걱으로 약밥을 평평하게 펼치고 과도 뒤쪽으로 금을 그어준다.
7. 하나씩 꼭꼭 뭉쳐서 랩에 싸거나 아주 작은 비닐 팩에 넣어서 냉동실에 얼린다. 바로 먹을 것은 작게 만들어 보았다.
  
▲ 만든 약밥 보관법 만든 약밥은 적당하게 모양을 만든 후에 작게 포장하여 냉동실에 바로 넣어준다.
ⓒ 유영숙
 
8. 먹을 때 미리 꺼내두면 저절로 해동이 되어 금방 만든 약밥 같다. 전자레인지에 적당히 데워 먹어도 된다.

모인 가족 모두 맛있다는 말에 어깨가 으쓱

어버이날 축하로 오늘 큰아들네와 작은아들네 그리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시누이네가 모였다. 모두 모이니 어른 8명과 손자가 세 명이다. 작년에 바꾼 식탁이 8인용이라 자리가 딱 맞았다. 저녁 식사하기 전에 만든 약밥을 먹어보라고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모두 맛있다고 했다. 너무 달지 않은 지 물어보았는데 괜찮다고 말했다. 내가 먹어보아도 맛있었다.

모인 가족 모두가 맛있다고 하니 내가 요리사가 된 것처럼 어깨가 으쓱해졌다. 제일 어린 손자도 잘 먹어서 요리한 나도 기뻤다. 만들자마자 저녁에 먹을 것만 남기고 냉동실에 얼려두어서 저녁 먹고 갈 때 싸서 보냈다. 싸서 보내고 나니 남은 것이 없어서 월요일에 한 번 더 만들려고 한다. 그때는 조금 떨어진 식자재 마트에 가서 깐 밤도 사 와야겠다.

월요일에 새로 만들 약밥은 냉동실에 넣어두고 아침밥 대신 먹어야겠다. 아직 만든 것도 아닌데 벌써 즐거워진다. 저녁에 꺼내두면 자연해동 된다고 하니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꽃구경하러 갔다가 배워 온 약밥으로 가족 모두가 행복한 주말이다. 아주 간단하고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앞으로도 자주 해 먹어야겠다.
 
▲ 유 세프 요리교과서 '건강 약밥' 편 새로운 요리를 할 때마다 손글씨 레시피를 작성해서 보관한다. 다음에 요리할 때 참고가 되어 요리가 쉬워진다.
ⓒ 유영숙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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