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사이즈 바꿨더니 "뚱뚱하다" 비꼰 직원…K관광의 민낯
지난해 한국을 찾은 영국인 관광객 A씨는 한복을 체험하기 위해 한복 대여점을 방문했다. 대여할 옷을 입어보던 중 한복이 맞지 않아 사이즈를 몇 번 바꾸게 됐다. 그러자 직원이 A씨 앞에서 한국말로 “뚱뚱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겪는 불편 사항 1위는 이처럼 ‘쇼핑 관련’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5월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2023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지난해 관광공사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불편 사항은 902건이었다. 이중 89.6%는 외국인 관광객이 접수했다.
불편 사항 건수는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들어서며 지난해보다 213% 늘어났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쇼핑 관련이 215건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뒤이어 택시(170건·18.8%), 숙박(142건·15.7%) 등 순이었다.
우선 A씨처럼 불친절을 이유로 불편 사항을 신고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 홍콩에서 온 한 관광객은 “신발 매장에서 디스플레이 신발을 신어보려고 했는데 직원이 와서 신어보면 안 된다고 소리치며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응답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요 고충 중 하나는 가격시비였다. 가격표 금액과 실제 판매 금액이 다르거나 환불에 어려움을 겪은 경우 등이다. 쇼핑 관련 불편은 가격 시비가 27.9%로 가장 많았고 이어 부가세 환급이 24.7%, 환불 및 제품 교환요청이 13.0%였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사은품 이벤트 중인 풋 마스크 10개 한 묶음이 8000원인 가격을 보고 구입했는데 8만원이 결제됐다”며 “취소를 요구하니 점장이 없다며 다음 날 다시 방문하도록 했다”며 신고를 접수했다.
홍콩에서 온 또다른 관광객은 “참깨 한 병에 4000원으로 표시된 제품을 구입하는데 5900원을 결제해서 물어보니 물가가 올랐다고 답변했다”며 “결국 결제를 취소했지만, 운영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많은 택시 관련 신고 중에서는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 거부’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6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운전사 불친절(14.1%), 난폭운전 및 우회 운전(7.1%)이 꼽혔다.
숙박 관련 신고 중에는 시설이나 위생관리가 불량하다는 비율이 31.7%로 가장 높았다. 쇼핑 불편 신고와 택시 불편 신고는 외국인 신고 건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숙박 관련 신고는 내국인 신고가 44.7%에 달해 내국인 불편 유형 중 1위를 차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이런 관광객 관광 불편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는 등 각종 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에 더해 국민 100명이 참여하는 ‘관광서비스 상생 지원단’을 통해 오는 6~10월 4차례에 걸쳐 관광 서비스 수용 태세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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