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이민 감소, 미국 한인교회 ‘다민족교회’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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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열기가 식으면서 새로운 교인 유입 기회가 줄어든 미국 한인교회들이 '다민족 교회'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른 인종이 한인교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건 미국 문화와 영어에 익숙한 이민 2·3세 교인 증가와 함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K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한인 목회자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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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한인교회 출석. 모두를 품는 교회가 대안”
미국 이민 열기가 식으면서 새로운 교인 유입 기회가 줄어든 미국 한인교회들이 ‘다민족 교회’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민족 교회는 한인뿐 아니라 미국의 다양한 인종이 출석하는 교회를 말한다.
다른 인종이 한인교회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건 미국 문화와 영어에 익숙한 이민 2·3세 교인 증가와 함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K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한인 목회자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지난 2일 경기도 소망수양관에서 미국장로교(PCUSA) 한인교회전국총회(NCKPC) 권준 NCKPC 총회장과 주성염 사무총장, 조문길 PCUSA 한인목회실 총무를 만나 미국 한인교회 현실과 청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NCKPC는 지난 1일부터 사흘 동안 이곳에서 53회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권 총회장은 “이민자 급감, 1세대 교인 영향력 축소 등이 대부분 미국 한인교회들이 처한 현실”이라면서 “향후 20년 안에 적지 않은 한인교회가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교회가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다민족교회로 전환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측했다.
주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에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K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지역의 작은 교회에도 자발적으로 출석하는 흑인과 백인 교인들이 있다”면서 “내가 시무하는 교회 찬양팀에도 백인 교인이 있다”고 밝혔다.
PCUSA 총회 본부의 한인교회 책임자인 조 총무도 “한인들만의 공동체로 남아서는 한인교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이민자들은 무조건 교회에 출석해야 정착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젠 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그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면서 “한인교회의 오랜 문법만 고수해서는 미래가 없다. 보수적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모두를 품겠다는 진보적 마인드로 교회로 오픈해야 확장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한인교회 현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시카고의 한 한인교회 A 담임목사는 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민 감소나 K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젊은 한인들이 한국인하고만 결혼하는 게 아니므로 다른 인종 교인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인교회를 한인들로만 채우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 끝났고 다민족교회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교회들만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CUSA 소속된 한인 교회들의 총회인 NCKPC에는 350여개의 한인 교회와 700여명의 한인 목회자가 소속돼 있다. 한인 목회자 그룹은 아시안과 흑인, 히스패닉, 중동, 미국 원주민 등 PCUSA에 속한 6개의 인종 그룹 중 하나다. 90%가 백인인 PCUSA에서 한인 목회자 그룹은 전체 4%로 흑인과 함께 최대 규모 인종 그룹이다.
장로교뿐 아니라 감리교와 침례교 등 전체 교단에 속한 미국 한인교회는 지난해 기준 28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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