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층서 떨어지는 충격…'치사율 3배'인데 안전띠 착용률 뚝

강갑생 2024. 5.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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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제2중부고속도로 신둔IC 부근에서 발생한 다중 추돌사고 모습. 연합뉴스

고속도로에서 안전띠 착용률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치사율이 3배 이상 높아지고 중상을 입을 가능성도 더 커진다.

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고속도로 안전띠 착용률(전 좌석 착용 기준)은 연속해서 하락했다. 2019년엔 91.4%였던 것이 2021년엔 86.9%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83.4%까지 낮춰졌다. 도공 교통처 서종도 부장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발간한 2023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전체적인 안전띠 착용률은 2022년보다 1.91%p 높아졌지만, 고속도로만 거꾸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9월부터 고속도로를 포함한 모든 도로에서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고속도로에서 유독 잘 지켜지지 않는 셈이다. 차량 운행 속도가 100㎞를 넘는 고속도로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료 한국도로공사 *전 좌석 안전띠 기준, 단위 %


무엇보다 안전띠를 하지 않으면 사고 때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차량 내부 또는 동승자와 부딪혀 사망에 이를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 중 25%가 안전띠를 매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꼴이다.

시속 100㎞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유사시 13층 높이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충격과 거의 같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안전띠 미착용 시 사고가 나면 차량 내 의자나 천장, 유리창 또는 동승자와 부딪혀 머리·목·가슴 등에 복합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안전띠 착용 때보다 최대 9배나 높아진다.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도 앞좌석은 2.8배, 뒷좌석은 3.7배나 올라간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나라의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32% 안팎으로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95%)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게 도공의 설명이다.

안전띠는 착용할 때 정확한 방법을 지키고, 올바른 성능이 유지되도록 관리해주는 게 중요하다. 우선 안전띠는 어깨띠가 가슴 부위를 지나가도록 매야 하며, 골반띠가 있을 때는 골반 아래까지 내려서 착용해야 한다. 또 안전띠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평균 4~5년 주기로 교체해주는 게 좋으며, 특히 차량 충돌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충격 흡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바꿔야 한다.

도공이 고속도로에 설치한 안전띠 착용 홍보판. 사진 한국도로공사


도공은 전 좌석 안전띠 착용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안내표지판 설치, 안전띠 미착용 합동단속, 교통안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위반하면 3만원, 만 13세 어린이일 경우엔 6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함진규 도공 사장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로 중장거리 운행이 많아진다”며 “고속도로는 특히 주행속도가 빠른 만큼 안전띠 착용이 곧 생명과 직결된다는 걸 인식하고 안전을 위해 꼭 안전띠를 매달라”고 당부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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