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은 조선업계, 춘투에 제동 걸리나 [취재수첩]
친환경 고부가 선박으로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가 실적 개선에 전념하는 상황에서 춘투(봄철 노조 투쟁) 시즌은 어김없이 돌아왔다. 올해 조선업계에서는 임금·단체협상 주요 의제로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사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현대미포 3사 노조는 지주사 차원의 성과금 지급을, 한화오션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발표됐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을 요구한다. 삼성중공업은 비교적 조용하지만 최근 현장직 노조가 출범했다.
HD현대 3사, 한화오션 노조가 회사에 이익 공유를 강하게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이제 겨우 불황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곧바로 비용을 늘리는 게 부담스러운 눈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영업이익 2823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연간 적자에서 벗어났다. 한화오션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흑자를 냈지만 그간의 손실을 감안하면 아직 완벽한 흑자 기조로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런 분위기 속 조선사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분주히 노를 저어야 할 시기 노사 갈등에 발목 잡힐까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물론 노조 입장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니다. 지난 10여년간 불황 동안 회사뿐 아니라 조선업계 근로자도 힘든 시간을 버텼다. 10년 만에 맞은 호황기에 돌아온 것은 최저임금 수준의 외국인 노동자 대규모 채용과 재하도급(물량팀) 증가로 인한 고용 불안정이었다.
다만 K-조선이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를 허송세월로 보내지 않으려면, 노사 모두 한발씩 양보해 빠르게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중재자 역할도 기대해봄직하다. 앞서 정부는 조선 3사와 친환경·자율운항선박·디지털 전환에 향후 5년간 9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현 K-조선 ‘지원사격’에 나섰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7호 (2024.05.01~2024.05.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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