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년 만에"... 사과, 배 이어 미역도 '비상'

진재중 2024. 5. 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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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는 일 년 농사 망칩니다."

한참 수확해야 할 미역이 자라지 않아 바다를 바라보는 어민들이 한숨을 내쉰다.

창경바리 전통어법으로 매년 미역을 수확하는 정동 1리 어촌 계장 정상록씨는 "아카시아 꽃이 필 때면 미역이 가장 왕성하게 자랄 시기인데 올해는 아카시아꽃도 늦게 핍니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어민들 생계를 위협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2023년도에는 바다 온도가 높아 미역 수확을 앞당겼는데 올해는 온도가 낮아 각종 해조류가 자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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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미역 채취철에 일손 놓은 동해안 어민들... 예년보다 낮은 수온에 미역 생장 느려

[진재중 기자]

"이러다가는 일 년 농사 망칩니다."

한참 수확해야 할 미역이 자라지 않아 바다를 바라보는 어민들이 한숨을 내쉰다. 원래 동해안 정동진 어촌은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까지 가장 바쁜 철이다. 맛 좋기로 소문난 돌미역 채취 시기이기 때문이다.
 
▲ 심곡항(2024/5/2) 강릉시 정동진리 심곡항
ⓒ 진재중
 
바다에 나가있어야 할 어민들이 정동진 심곡항에 삼삼오오 모였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미역을 수확해 말려야 할 시기인데 미역 채취조차 못했단다.
원도식 심곡 어촌 계장은 "미역이 한참 자라야 하는데 이제야 싹을 틔우고 있어요, 지금이 우리 어민들에게 가장 바쁜 시기인데 이러다가는 미역 수확도 하지 못하고 올 한 해 넘기게 생겼습니다"라고 한숨을 내쉰다.
 
▲ 등명 앞바다의 암반과 해조류(2023/3/20) 바위틈에서 각종 해조류가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 진재중
     
아래 사진은 2023년 3월과 2024년 5월 같은 해역에서 촬영한 것이다. 2023년에는 3월 중순경에 미역 채취를 시작했는데 올해는 5월 초순인데도 미역이 자라지 않아 수확을 못하고 있다.
 
▲ 등명해변(2023/3/20) 암반사이로 검게 보이는 해조류가 미역이다.
ⓒ 진재중
 
▲ 해조류가 보이지 않는 해안가(2024/5/2) 한참 풍성해야 할 미역이 자라지 않은 해안
ⓒ 진재중
 
육지에 불어온 기후 위기가 바다에 기대어 사는 어민들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창경바리 전통어법으로 매년 미역을 수확하는 정동 1리 어촌 계장 정상록씨는 "아카시아 꽃이 필 때면 미역이 가장 왕성하게 자랄 시기인데 올해는 아카시아꽃도 늦게 핍니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어민들 생계를 위협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 창경바리로 미역채취하는 어민(2023/3/20) 전통어법인 창경바리로 미역을 채취하는 어촌계장
ⓒ 진재중
 
정동진과 심곡은 미역, 톳, 누덕 나물 등으로 봄 한철에 고소득을 올리는 어촌이다. 주변에 암반과 적절한 파도가 있어 해조류가 자라기에 최적의 장소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는 미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다양한 해조류(2023/3/20) 바위틈 사이로 다양한 해조류가 자라고 있다
ⓒ 진재중
 
2023년도에는 바다 온도가 높아 미역 수확을 앞당겼는데 올해는 온도가 낮아 각종 해조류가 자라지 못하고 있다.
매년 바닷속을 촬영하는 한 수중촬영 전문가 B씨는 "지금은 바다 온도가 낮아 입수하기조차 힘듭니다. 바다 온도가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해조류가 잘 자라는데 많이 자라지 않았어요. 특히 미역은 지난해에 비해 반 정도도 자라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한다. 
 
▲ 등명해변 미역 잘 자라고있는 미역
ⓒ 진재중
 
이렇듯 기후위기는 농작물뿐만 아니라 해조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해안에서 다시마가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올해는 미역조차도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이제 기후는 과학을 떠나 어민들에게도 거부할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사과, 배에 이어 미역까지 밥상 물가를 위협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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