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

역대하 1장 1절, 9장 26~27절

엘살바도르는 미국과 멕시코보다 남쪽에 위치하고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에 이웃하며 태평양을 바라보는 중앙아메리카에서 제일 작은 나라입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시기에 저는 엘살바도르의 한인교회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았으나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믿고 나와 아내는 나름대로 각오를 단단히 하고 긴 비행 끝에 엘살바도르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적지 않은 두려움이 나의 연약함을 끈질기게 흔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오전 내내 교회에서 말씀 읽고 찬송하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때마다 주님께서 많은 은혜를 주셨습니다. 기도하고 나올 때는 눈 앞에 펼쳐지는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가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중앙아메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은 국토가 비옥하고 하늘은 푸르며 공기가 맑고 바다도 광대하고 푸르며 일부 난폭한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 착하고 친절한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풍요로운 땅에서 왜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그때마다 과거에 이스라엘을 다녀온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유대 광야와 다윗이 활동했던 지역들과 도시들을 방문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이스라엘은 한국이나 중앙아메리카보다 특히 땅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무나 풀이 잘 자라지 못하는 모래뿐인 광야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열악한 조건에서도 하나님께서는 어린 솔로몬 왕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이스라엘이 주변 지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이것은 솔로몬의 능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온 세상을 통치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선포하신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것을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열매로 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깊이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성경공부를 인도할 때 말로만 듣고 전하던 것을 현장에서 모래뿐인 땅 위를 잠시 걷는 것도 쉽지 않음을 느낍니다. 이런 곳에서 38년 동안 애굽에서 나온 백성들을 지키시고 인도하셨으며 작은 나라가 강대국의 위상을 나타나게 하셨던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과 신실하심은 정말로 위대하였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올 때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보이는 곳마다 나무와 숲이 얼마나 울창하게 보이는지 정글 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많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남들보다 경쟁에 앞서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세상을 통치하시는 분은 하나님뿐임을 인식하고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를 누리는 우리의 진실한 하루하루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요셉을 지나 모세를 통과하고 여호수아와 사사기를 거쳐서 마침내 약속된 모든 것을 이스라엘에 허락하시는 주님을 생각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주님과 깊은 관계를 믿음으로 이어갈 때 반드시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결과들이 아름답게 열매 맺는 날이 올 것입니다.

엘살바도르도 많은 혼란이 있었고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고비들이 많습니다. 한국도 많은 위기를 넘겼으나 새로운 도전들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솔로몬처럼 살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다고 생각하고 솔로몬을 따라가려고 하면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솔로몬의 시대를 허락하셨듯이 오늘 우리에게도 그러한 은혜의 때를 누리게 하실 것을 믿고 아브라함처럼 모세처럼 여호수아처럼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이신 모범을 따라 하나님 앞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가 이 시대에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이건호 목사(엘살바도르 한인교회)

◇이건호 목사는 엘살바도르에서 한인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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