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1500억 자사주 매입…영풍 “특정주주 지배력 강화 악용”

정진주 2024. 5. 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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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영풍이 자사주 매입을 두고 충돌했다.

고려아연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최대 주주인 영풍은 즉각 "특정 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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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주환원 위한 소각 및 임직원 평가보상 목적 자사주 매입
영풍 “주주환원 환영하지만 임직원 평가보상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사

고려아연과 영풍이 자사주 매입을 두고 충돌했다. 고려아연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하자 최대 주주인 영풍은 즉각 “특정 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3일 열린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매입한 자사주는 주주환원을 위해 대부분 소각하고, 일부는 내부 임직원 평가보상에 사용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할 계획이다.

올해 매입한 자사주 중 일부는 내부 임직원 평가보상에도 사용된다. 이를 통해 내부 임직원들의 업무동기를 유발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 추진을 위한 우수 인재 유치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 발표 이전에도 자발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고 꾸준히 주주환원율을 높여 왔다”며 “오랫동안 자본시장에서 대표적인 가치주로 평가받아 왔지만,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 추진으로 인해 앞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재평가될 것”이라 말했다.

이에 영풍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주주환원(소각)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회사의 자산을 활용해 특정 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늘리거나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등에 악용될까 심히 우려된다”며 “정부와 국회에서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강화에 제동을 걸고 있는 만큼 고려아연이 이번 ‘임직원 평가보상’을 위한 자사주 매입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영풍은 “자기주식 매입 후 소각 비율, 임직원 지급 대상과 규모, 지급 기준 및 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며 “취득한 자기주식을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할 것인지를 이사회 또는 소위원회가 임의로 정하게 될 것이므로 특정한 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톡옵션의 경우 원칙적으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고, 일정한 주주에게는 부여할 수 없으며 행사가액이 존재하는 등 법률상 통제가 가능하나, ‘임직원 평가보상용’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할 경우 이런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형태의 자기주식 지급이 총수 일가의 지분율 확대 및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올해 1분기부터 대기업의 RSU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이번에 매입을 결정한 자기주식도 RSU와 같은 방식으로 현 경영진의 지분율 확대 및 우호지분 확보 수단으로 쓰일 우려가 다분하다”며 “이번 고려아연의 신규 자기주식 매입 결정은 시장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이를 결정한 회사 이사들의 배임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경우 최근 최대주주인 영풍이 ‘신주 발행 무효의 소’를 제기하는 등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될 수 있는 자사주 매입 안건을 의결한 것은 시점상으로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영풍은 “실제로 고려아연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시장에서 매입해 13년 이상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 6%를 2022년 LG화학, 한화 등과 맞교환 또는 매각해 상호주를 형성한 바 있다”며 “이는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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