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감해서 안심했더니… 돌아온 ‘호흡기질환의 왕’

오상훈 기자 2024. 5.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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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기간 주춤하던 천식 환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줄고 환경오염과 비만, 스트레스 등의 증가가 원인으로 거론된다. 천식은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천명, 가슴 답답함 등을 주로 호소하는 만성 기도 질환이다. 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인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성인 천식의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합산한 천식 환자 수가 142만34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1년 동안 발생한 천식 환자 86만7642명보다 39% 증가한 숫자다. 이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는 “코로나가 물러가면서 마스크를 벗어 항원에 노출되는 일이 잦아진 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최근 늘어난 미세먼지, 황사 등 환경오염 요인이나 비만, 스트레스의 증가가 성인 천식의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령층 천식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50대에서 80세까지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45% 가까이 늘었다. 특히 남녀 모두 60대 이상 고령의 경우에는 23년 8월까지 환자 수가 이미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8년 환자 수를 추월했다. 성인 천식은 증상이 길게 지속되고 폐 기능 감소는 빠르며 치료에 대한 반응이 소아 천식에 비해 낮다. 그러므로 증상을 조절하고 폐 기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점검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천식은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시험 등을 통해 기도 과민성 혹은 기도 염증 등을 평가해 진단한다. 성인 천식의 치료 목표는 환자가 천식 조절 상태에 도달하고, 최소한의 약물로 천식 조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안진 교수는 “치료는 경구형 치료제와 흡입제가 있으며, 가장 중요한 약물은 흡입제”라며 “피부에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면 연고를 바르는 것처럼 기관지 염증에 약을 직접 뿌려주기 때문에 경구형 치료제보다 효과가 빠르고 좋으며, 전신 부작용도 적다”고 말했다.

성인 천식 환자에서 주로 사용하는 흡입제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기도 내 염증을 조절하는 ‘흡입 스테로이드제’와 기도를 확장하는 기관지확장제인 ‘베타2항진제’다. 베타2항진제는 수십 초 내 증상을 개선하는 속효성 제제(벤톨린)와 수분 내 증상이 개선되나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지속성 제제가 있으며 이외에 류코트리엔 조절제, 테오필린 등의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천식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빈번한 급성 악화가 발생하는 중증 난치성 천식 환자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시도된 ‘항 IgE 항체(omalizumab)’는 혈액 내 순환하는 알레르기성 면역 항체인 IgE와 결합해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폐 기능이 감소해 있고 급성 천식 악화가 자주 일어나는 아토피성 천식 환자에서 사용된다. 이후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에 사용되는 항 ‘인터루킨-5 항체(mepolizumab, reslizumab, benralizumab)’와 아토피 피부염이 동반되거나 급성 악화가 반복되는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인 ‘항 인터루킨-4 항체(dupilumab)’가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는 현재 조건이 맞는 환자에게만 투약할 수 있으며 비용이 비싸지만 치료 효과가 좋아 중증 천식 치료에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 받고 있다.

천식은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무엇보다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안진 교수는 “금연과 더불어 간접흡연을 최대한 피하고, 미세먼지, 황사와 같은 대기오염물질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독감 및 폐렴구균을 접종하는 것도 유리하며 과체중 환자라면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천식 예방·관리를 위한 7대 생활 수칙은 다음과 같다. ▲실내는 청결하게 유지, 대기오염 심한 날은 외출을 삼가거나 마스크를 착용한다 ▲천식 원인 및 악화 요인을 검사로 확인한 후 회피한다 ▲금연하고, 간접흡연도 최대한 피한다 ▲감기 예방을 위해 손을 잘 씻고,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철저히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정상체중을 유지한다 ▲치료는 의사 지시에 따라 시행하고, 악화 시 대처 방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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