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석 총선 압승했는데…민주당 지지율 30%, 국힘과 비슷 왜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흡수 합당해 22대 국회 의석을 171석으로 늘렸다. 전체 의석(300석)의 57%로 108석인 국민의힘보다 63석 많다.
하지만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을 오가고 있다. 4월 29일~5월 1일 전국지표조사(NBS) 전화면접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31%인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졌다. 조국혁신당 12%, 개혁신당 4% 등이 뒤를 이었다.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자동응답전화(ARS) 조사에서도 민주당 31.9%, 국민의힘 32.0%로 박빙이었다. 지난달 23~25일 한국갤럽 전화면접 조사(민주당 29%, 국민의힘 33%)와 지난달 22~26일 리얼미터 ARS 조사(민주당 34.1%, 국민의힘 35.1%) 결과도 비슷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부진하다. 국민의힘 역시 총선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혼란스럽다. 이 때문에 민주당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수도권 의원은 “조국혁신당의 급부상을 고려해도 민주당 지지율이 30% 언저리인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을 때는 분위기가 달랐다. 2020년 4월 20~24일 리얼미터 조사(전화면접 10%, ARS 90%)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52.6%로 28.2%에 그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24.4%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그해 4월 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논란이 터지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했음에도 5월 18~22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 42.5%, 국민의힘 24.8%로 격차가 컸다. 이런 추세는 한동안 이어졌다. 양당 지지율은 그해 6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통합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가 터진 뒤에야 박빙으로 접어들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지율이 최근 정체인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을 주시하는 민심의 역설”라는 반응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의 총선 승리는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과 정권 심판론이 불붙은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며 “민주당이 독주하거나 민생을 챙기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민심은 언제든 등 돌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는 조국혁신당을 두고도 민주당 내 우려가 제기된다. 총선 때만 해도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돌풍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조국혁신당 측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기류 속에 민주당 후보들이 이득을 본다고 판단해서다.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장기적으로 지금 같은 정당 지지율 추세가 굳어지면 큰 문제”라며 “향후 지방선거 등에서 조국혁신당과 수도권·호남·PK(부산·경남) 등에서 경쟁하면 민주당의 공간이 줄어들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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