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박용배 (3) 어린 시절 내 꿈은 방송인, 가수, 비행기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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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고향 마을에서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가 안 계셨으므로 교회가 유일한 나의 안식처였다.
오후에 소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면 소는 풀을 뜯어 먹으라 두고, 나는 묘터의 잔디밭에 누워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노라면 하늘 위 비행기가 떠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 비행기 안에는 누군가 타고 있을 텐데 나도 비행기를 타봤으면 좋겠다.
직접 쓴 시에 이범희 작곡가가 곡을 붙인 노래로 앨범을 내고 방송에 내 노래가 나가기도 했으니 전업 가수는 아니지만 노래하는 가수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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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도 내고 ‘박용배 TV’로 방송까지 내 작은 신음까지 응답해 주신 하나님
내가 살던 고향 마을에서의 어린 시절은 어머니가 안 계셨으므로 교회가 유일한 나의 안식처였다. 네 살 위 누나와 나는 열심히 교회에 다녔다. 매년 5월 첫째 주일은 어린이 주일이라 빨간색 꽃을 만들어 아이들 왼쪽 가슴에 달아주었는데, 나에게는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얀색 꽃을 달아주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그냥 빨간 꽃을 달아주면 좋으련만, 굳이 하얀 꽃을 달아주는데 그동안 쌓였던 엄마 없는 서러움이 터져 나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무리 울음을 참으려 해도 멈추지 않아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 해마다 5월 첫째 주일인 어린이 주일은 나에게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날로 기억된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이 더 크게 와 닿은 때부터 그 상처는 치유되었다.
어린이 주일 오후 예배는 야외예배로 드렸고 보물찾기와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게임을 했다. 주일학교 부장 선생님이 그때 어린이들에게 장래 희망을 한 사람씩 말해보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장래 희망을 이야기하는데 내 순서가 되었을 때 나는 세 가지 꿈을 말했다. 당시에는 라디오를 많이 듣던 시대로 밭에서 일할 때 라디오를 즐겨 들었던 터라 나는 방송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소를 몰고 꼴을 먹이러 언덕에 올라갔을 때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비행기를 올려다보곤 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 집이 너무 가난해 먹을 양식이 없었다. 10리 밖의 초등학교에 다녀온 후에는 이웃 집사님 댁의 소를 몰고 나가 꼴을 먹이고 저녁이 되어 돌아오면 저녁 한 끼를 얻어먹을 수 있었다.
그 집사님은 음식도 주시고 장날에 시장에 가면 내가 입을 옷도 사다 주셨다. 지금까지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오후에 소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면 소는 풀을 뜯어 먹으라 두고, 나는 묘터의 잔디밭에 누워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노라면 하늘 위 비행기가 떠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 비행기 안에는 누군가 타고 있을 텐데 나도 비행기를 타봤으면 좋겠다. 아니 비행기 조종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목사가 된 후 오직 전도와 선교만 하겠다고 결단하고 30여년간 전도하러 다니다 보니 비행기를 탈 기회가 많았다.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 50개국 이상을 다닌 것 같다. 비행기 조종사는 안 됐지만 비행기를 많이 타고 다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장모님은 나를 위해 기도하실 때 항상 ‘우리 박 목사 오대양 육대주를 다니면서 복음 전하게 해주세요’ 하셨는데 그 기도대로 된 것이다.
어릴 때 첫 번째 소원이었던 방송인은 되지 못했지만 27년간 방송사 언론인과 연예인들에게 복음을 많이 전했고 방송인들을 제자 삼게 되었다. 직접 쓴 시에 이범희 작곡가가 곡을 붙인 노래로 앨범을 내고 방송에 내 노래가 나가기도 했으니 전업 가수는 아니지만 노래하는 가수가 된 것이다. 요즘은 복음을 전하려고 만든 개인 방송 ‘박용배 TV’를 통해 ‘전도는 쉽고 되어지는 것이다’는 내 책 제목으로 방송을 수년째 지속하는 방송인이 되었다. 어릴 때 우연히 이야기한 나의 장래 희망을 작은 신음까지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이 기억해주셔서 다 이루어지도록 하신 것이다. 할렐루야!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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