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올초 ‘뉴진스 계약 단독 해지권’ 요구했었다”

권남영 2024. 5. 2.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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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측이 올해 초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다.

민 대표 측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관여를 거치지 않고 민 대표의 의지만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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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하이브 측이 ‘거절’
하이브, 민 대표의 ‘어도어는 빈껍데기 됨’ 대화와 연결성 의심
민희진 어도어 대표(왼쪽 사진)과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뉴시스


하이브와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는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측이 올해 초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뉴진스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다. 시점은 지난 연말 양측이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된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으로 줄다리기를 벌인 이후였다.

하이브는 이 제안이 무리하다고 보고 거절하는 회신을 보냈다고 한다.

걸그룹 뉴진스. 뉴진스 인스타그램 캡처


가요 기획사 입장에서 소속 가수의 전속계약권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핵심 자산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상 주요 엔터사는 전속계약은 이사회 동의를 거치도록 했다.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등도 “전속계약에 대한 재계약 체결의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거나 “그룹 전속계약 체결의 건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는 식으로 계약 성사를 공개한 바 있다.

민 대표 측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관여를 거치지 않고 민 대표의 의지만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되는 거였다. 현행 주주 간 계약상으로는 아티스트 전속계약 해지는 다른 엔터사와 마찬가지로 이사회 승인을 얻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어도어 제공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민 대표 본인과 측근 신모 부대표·김모 이사까지 3명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민 대표가 장악한 상태다.

다만 현재 구조로는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됐을 때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해 소속 가수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민 대표가 전속계약 해지권을 갖게 된다면 하이브는 소속 가수(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지는 셈이다.

하이브가 공개한 어도어 경영권 탈취 모의 정황. 어도어 부대표 A씨(위)와 민희진 대표(아래)의 4월 4일 대화 내용. 하이브 제공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이러한 요구가 지난달 25일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어도어는 빈껍데기가 됨’이라는 대화록과 맥을 같이한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민 대표 측근 A씨는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어도어는 빈껍데기 됨→재무적 투자자를 구함→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적당한 가격에 매각→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민 대표 측은 이러한 방안이 ‘사담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경영권 찬탈, 이런 것에는 관심 없다. 저는 (경영권 찬탈은) 진짜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또 “뉴진스를 생각해서는 당연히 (뉴진스 멤버들과) 같이 해야죠”라고 언급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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