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젊은 거장 미야케 쇼, '새벽의 모든'으로 밝힌 일상의 빛 [25th JIFF]

류지윤 2024. 5. 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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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오 마이코 원작 영화화…"캐릭터들에게 끌려"

일본 영화계 새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미야케 쇼 감독이 개막작 '새벽의 모든'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포문을 열었다.

1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미야케 쇼 감독, 민성욱,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새벽의 모든'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새벽의 모든'은 PMS를 앓는 여성과 공황장애를 가진 남성의 우정과 연대를 그린 작품이다. 미야케 쇼 감독은 2012년 '플레이백'이라는 영화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와일드 투어',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등을 연출했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와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았다.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미야케 쇼 감독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5년 전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이번에도 부드럽고 친밀한 감각으로 일상을 관찰하는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고 미야케 쇼 감독을 소개했다.

미야케 쇼 감독은 "다시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을 수 있게 돼 기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관객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영화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느꼈었다. 많은 영화제를 다녀봤지만 이런 공기를 못느낄 때도 있었다. 이번에도 전주국제영화제의 자극적인 공기를 느끼고 싶다"라고 전주국제영화제를 다시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세오 마이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 작품이다. 미야케 쇼 감독은 "원작 소설 주인공들에게 끌렸다. 단지 공황장애, PMS 때문은 아니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놓여있는 상황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답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어떻게 이 상황을 더 잘 살아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라고 원작을 영화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미야케 쇼 감독은 "굉장히 다양한 이유로, 육체적인 힘듦보다 정신적으로 고통을 겪으며 사람들이 사회 생활을 힘들어 한다.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해 왔다. 이 문제를 영화를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라고 '새벽의 모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영화는 공황장애와 PMS를 겪는 야마조에 후지사의 5년 1개월의 시간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공황장애나 PMS가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벼잉 아니다. 어쩌면 10년 보다 더 긴 시간을 인생과 함께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을 듣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힘들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영화의 시간 흐름을 통해 관객들이 상상하며 더 풍부하게 자극을 받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더 먼 미래나 과거, 우주의 소재를 가지고 왔다"라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후지카와 야마조에가 잡초를 뽑으며 증상을 견디지만 영화에서는 세차를 하며 증상을 진정 시킨다. 미야케 쇼 감독은 "원작을 읽었을 때 잡초를 뽑는 행위가 유니크하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영화에서는 큰 인상을 주지 않을까 싶어 깨끗하게 닦아내는 행위를 통해 상처를 닦아내는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변화를 줬다"라고 전했다.

그는 공황장애를 연기한 마츠무라 호쿠토를 위한 배려를 하기도 했다며 "원작자 본인이 공황장애를 실제로 앓았다고 하더라. 병에 대해 조사를 하며 영화에서 보이는 공황 증세가 병을 대표되는 걸 경계했다. 또 공황장애를 연기한 배우가 혹시나 연기를 하며 증세를 겪지 않을까 항상 의사가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의사 분 앞에서만 발작 연기를 찍었고 정상이 돌아왔을 때 다음 신을 연기했다. 배우에게 집에 혼자 있을 때 절대 연습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새벽의 모든'은 아침과 새벽 시간대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데 미야케 쇼 감독은 "새벽에 누군가는 놀다가 들어가고, 누구는 출근을 한다. 다양한 새벽의 이미지를 넣으려고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첫 전철을 타고 촬영장에 가는 일이 잦았는데 그럴 때마다 역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로운 날의 시작이구나, 촬영을 잘 해내자'라는 각오를 다졌다"라고 전했다.

미야케 쇼 감독은 소멸하는 곳에서 희망을 발견해 내는 자신의 관점이 영화에도 투영됐음을 밝혔다. 그는 "제가 소멸될까 가장 걱정했던 곳은 영화관이다. 대학시절 5년 동안 일했던 시부야의 영화관이 없어졌고, 일본의 영화관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 다만 스크린 수는 다양한 형태로 많아져다. '너의 눈을 들여다 볼 때'는 팬데믹 때문에 영화관에 갈 수 없어 그런 마음들이 영화에 반영됐다. 지금은 상황이 나아졌지만 앞으로 영화관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 그러나 영화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영화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그런 저의 생각들이 영화에 반영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미야케 쇼 감독은 함께 일하고 싶은 한국 배우를 심은경으로 뽑으며 "이런 자리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이야기하는 게 부끄럽지만 심은경과는 함께 하고 싶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배우 중 존경하고 있다"라고 언젠가 함께 작업할 수 있길 희망했다.

한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1일부터 10일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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