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감독이 느리게 걷기 대회도 연다…전주영화제 1일 개막

나원정 2024. 5. 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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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회 전주국제영화제 1일 개막
열흘간 전주 영화의 거리서 열려
올해 경쟁부문 역대 최다 출품
개막작 日미야케 쇼 '새벽의 모든'
봉준호·류승완 데뷔작 4K 복원상영
1일 전북 전주 일대에서 열리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에서는 2001년 '디지털 삼인삼색'의 한편에 선정된 '신과의 대화'(2001)로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말레이시아 출신 대만 감독 차이밍량이 '행자 연작' 10편으로 올해 마스터클래스를 갖는다. 관객이 직접 행자처럼 느리게 걸어보는 '행자 콘테스트'도 영화제 기간 열린다. 사진 JIFF

공황장애‧월경전증후군(PMS)을 앓는 일본 MZ신입사원들의 우정과 연대를 담은 영화 ‘새벽의 모든’(감독 미야케 쇼)으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대만 거장 차이밍량 감독은 여행금지령을 뚫고 불경을 가지러 서역에 간 당나라 승려 삼장법사(『서유기』)에게 영감 받아, 배우 이강생과 타이베이‧미국 워싱턴 DC 등을 맨발로 걸은 ‘행자’ 연작(10편)을 들고 마스터클래스 부문을 찾는다.


좌판율 80% '흥행몸살'…올해 상영회차 늘렸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우린 늘 선을 넘지’란 슬로건으로, 1일부터 10일까지 전북 전주 영화의 거리 등지에서 개최된다. 올해 상영작은 세계 43개국 232편(해외 130편‧국내 102편)으로, 지난해보다 15편 줄었지만, 더 편안한 관람을 위해 상영회차를 확대했다. 지난해 관객이 몰리면서 좌석판매율이 80%를 웃돌 만큼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포스터 사진 JIFF

영화제측은 “올해 정부의 영화제 지원금 축소로, 행사 규모 축소를 고민했지만, 지자체가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전주시가 별도 추진하던 관광산업 등과 연계해 축제의 외형 유지 이상으로 영화제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국제경쟁 역대 최다 출품, 국내경쟁 주요 테마 '여성'


영화제의 위상을 가늠하는 경쟁부문 출품작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748편 중 최종 10편이 본선 진출한 국제경쟁부문은 “코로나 시기 어려움이 투영된 해외 독립영화계 상황”(전진수 프로그래머)이 개성 강한 영상언어에 담겼다. 네팔 트래킹 중 친구의 조난‧사망 이후를 그린 로 이산(대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눈이 녹은 후에’, 사고로 팔에 달게 된 금속판의 이상 신호음을 모스부호처럼 풀어가는 소녀의 성장담 ‘메이저 톤으로’ 등이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영화 2편도 포함됐다.

출품작 134편 중 10편을 선정한 한국경쟁에선 “주로 여성의 일상과 속 깊은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문석 프로그래머)가 많았다. 여성의 사회적 억압‧피해에 초점을 맞춘 예년 경향과 달라졌다. 임신에 집착하는 여성의 내면을 드러낸 김솔해‧이도진 감독의 ‘통잠’, 사라진 고모의 존재를 찾아 나선 양주연 감독의 ‘양양’, 돈을 쓰지 않는 삶에서 궁극의 자아를 발견하는 여정을 그린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 등이다.

봉준호·류승완 24년전 데뷔작 4k 디지털 상영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한국영상자료원과 마련한 특별전 '다시 보다: 25+50'에선 영화제 역대 상영작도 공개된다. 제1회 영화제에서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는 그해 개막작이었던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 7회 영화제 상영작이었던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와 함께 이번에 4K 디지털화 버전으로 전 세계 첫 상영을 하게 된다. 사진 JIFF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영상자료원과 마련한 특별전 ‘다시 보다: 25 50’에선 그간 전주영화제 화제의 상영작과 최근 타계한 원로감독 김수영‧이두용 대표작, 1950년대 걸작 등이 공개된다. 특히 제1회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2000), 같은 해 상영된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 7회 영화제 상영된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가 4K 디지털 복원판으로 최초 상영된다. 1회 상영했던 류승완 감독, 배우 류승범 형제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는 2016년 제작된 4K 리마스터링 버전이 상영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한국영상자료원과 마련한 특별전 '다시 보다: 25+50'에선 영화제 역대 상영작도 공개된다. 제1회 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던 류승완 감독, 동생인 배우 류승범 주연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2016년 제작된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공개된. 사진 JIFF

코리안시네마 부문에선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특별전을 기획했다. 유일한 극영화인 ‘목화솜 피는 날’, 다큐멘터리 ‘침몰 10년, 제로썸’ 등 미공개 작품을 포함해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영화 6편을 상영한다.

'행자'처럼 느리게 걷기, 거장 심사 콘테스트


2021년부터 이어온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허진호 감독이 참여해 자신의 연출작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5)을 비롯해 영화적 영감을 받은 ‘바보들의 행진’(1975) ‘파리, 텍사스’(1984) ‘동경 이야기’(1953)를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전주 명소, 영화의 거리 골목에서 누구나 영화를 볼 수 있는 ‘전주씨네투어x산책’, ‘골목상영’ 등도 진행한다. 매해 소속사 한곳의 배우들과 토크를 나누는 ‘전주씨네투어x마중’에선 바로 엔터테인먼트 배우 진구‧이유미‧공승연‧이수경‧변우석‧이홍내 등이 관객을 만난다.

차이밍량 감독, 이강생이 직접 심사하는 관객 대상 '행자 퍼포먼스 콘테스트'도 4일 CGV전주고사점 앞에서 열린다. 정해진 구간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걷지 않는 것처럼 느리게’ 걸으면 된다.


'인사이드 아웃2' 맛보기…픽사 인기작 특별전


올해 6월 개봉 예정인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의 특별 영상을 전주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은 2편에서 인간 소녀 라일리의 핵심 감정 '기쁨'(왼쪽)과 라일리의 사춘기와 함께 생겨난 새 감정 '불안' 모습이다. 사진 AP=연합뉴스
매해 영화제 기간 ‘스타워즈 데이’(5월 4일) 행사를 함께해온 디즈니는 올해 전주영화제에 테마존을 운영한다. 6월 개봉 예정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 장면들을 미리 만날 수 있는 기회에 더해, 디즈니‧픽사 인기작품 11편 특별전을 상영한다. 최신작 ‘엘리멘탈’(2023)부터 ‘업’(2009), ‘인사이드 아웃’(2015),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 연출에도 참여한 앤드류 스탠튼 감독의 ‘월‧E’(2008) 등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10일 영화제를 마무리하는 폐막작은 캐나다 감독 카직 라드완스키의 ‘맷과 마라’다. 올초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인카운터 섹션 초청작으로, “독립예술영화는 진지하다는 고정관념을 역이용해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작품”(문성경 프로그래머)이다.

전주영화제 티켓가격은 개‧폐막식 2만원, 일반상영 9000원, 마스터클래스 1만5000원 등이다. 자세한 예매 안내는 영화제 홈페이지 참조.

3일 서울 용산구 CGV 영화관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동집행위원장인 배우 정준호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조직위원장인 우범기 전주시장,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모습이다. 사진 JIFF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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