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에 의지한 채 '용감한 탈출'…98세 우크라 할머니 집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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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세의 우크라이나 여성이 약 10㎞를 걸어서 러시아 점령지에서 탈출했다.
사연을 접한 우크라이나의 한 은행 경영자는 이 여성에게 집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은행 중 하나인 모노뱅크의 올레 호로코우스키 최고 경영자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로미코우스카에게 집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군사지원 지연으로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사이 공세를 강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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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최대 은행 “할머니에게 집 기증할 것”
98세의 우크라이나 여성이 약 10㎞를 걸어서 러시아 점령지에서 탈출했다. 사연을 접한 우크라이나의 한 은행 경영자는 이 여성에게 집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현지시간) 98세 여성 리디아 스테파니우나 로미코우스카 사연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동부의 최전방인 오체레티네에서 살던 로미코우스카는 지난주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전투가 격화되자 가족과 함께 마을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로미코우스카는 도네츠크 경찰이 게시한 영상 인터뷰에서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잠에서 깼는데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로미코우스카는 탈출 당시의 혼란으로 인해 아들과 두 며느리 등 가족과 헤어졌다. 가족 중에는 며칠 전 파편을 맞고 다친 이도 있었다.
로미코우스카는 슬리퍼를 신고 한 손에 든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물과 음식도 없이 하루 종일 걸었다. 걷다가 두 번이나 넘어지기도 했고, 넘어져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서 다시 걷기도 했다. 그는 “균형을 잃고 잡초 속으로 넘어졌다가 잠이 들었고 잠시 후 계속 걸었다”며 “그러다가 다시 넘어졌지만 일어나서 조금씩 계속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후 로미코우스카는 저녁이 돼서야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발견됐다. 군인들은 최전방 지역 시민을 대피시키는 경찰 부대 ‘화이트 앤젤스’에 그를 인계했다. 화이트 앤젤스는 그를 피난민 대피소로 데려간 뒤 가족들에게 연락했고, 극적으로 포화를 피한 로미코우스카는 헤어진 가족들과도 재회할 수 있었다.
게다가 뜻밖의 행운도 따랐다.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 은행 중 하나인 모노뱅크의 올레 호로코우스키 최고 경영자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로미코우스카에게 집을 기증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호로코우스키 최고 경영자는 “모노뱅크는 로미코우스카에게 집을 사줄 것이며, 그는 이 가증스러운 러시아가 우리 땅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집에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미코우스카는 “나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이번 전쟁은 그때와 다르다”며 “그때는 불에 탄 집이 한 채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모든 게 불타고 있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군사지원 지연으로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사이 공세를 강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군은 지난 일주일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마을 여러 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냈다”고 전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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