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게임산업 각종 규제 완화…콘솔게임도 육성

이종길 2024. 5.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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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 종합계획' 발표…2028년 재도약 목표
전체이용가 게임 본인인증 선택사항으로
게임시간선택제도 자율규제로 전환
콘솔게임 특성에 맞는 지원 체계 구축

정부가 실효성 낮은 규제를 혁신해 게임산업 경영환경을 개선한다. 콘솔게임을 육성하는 등 산업구조도 개편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2024~2028)'을 발표한다. 열두 차례 자문회의를 거친 기초연구와 업계·학계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청사진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K-게임 재도약을 꾀한다.

국내 게임산업은 컴퓨터와 모바일 게임 성장으로 2022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매출(22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엔데믹을 맞은 뒤로는 정체기다. 컴퓨터와 모바일 게임에 편중된데다 세계시장 경쟁마저 격화해 지속적인 성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산업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릴 진흥책이 요구된다.

정부는 2028년 재도약을 목표로 3대 추진 전략을 세웠다. 첫째는 제도적 환경 개선이다. '게임산업법'에서 실효성이 낮은 규제를 혁신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온라인게임 과몰입 예방조치의 자율성 확대. 현재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려면 본인인증을 거쳐야 한다. 인증수단이 없는 청소년은 등급 분류상 전체이용가 게임도 할 수 없다. 정부는 전체이용가 게임에 대한 본인인증을 선택사항으로 바꾼다. 대신 본인인증을 하지 않은 회원을 청소년을 간주해 법정 대리인으로부터 동의받도록 한다.

'선택적 셧다운제'로 불리는 게임시간선택제도 자율규제로 전환한다. 게임사에 자체적으로 운영할 권리를 부여한다. 더불어 등급분류제도 민간이양, 내용수정 신고제도 완화,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 지정요건 완화 등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 아케이드 게임 경품 운영, 청소년 유해업소에서 게임제공업 제외, 선의의 게임물 사업자에 대한 행정처분 면제 조항 마련 등 게임 제공업계를 보호하면서 업계 자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한편으로는 실효적인 이용자 보호 체계를 구축한다. 집단·분산적 피해구제를 위해 '게임산업법'상 소송 특례를 도입한다. 확률형 아이템 확률표시 의무 위반 시 게임사의 이용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규정한다. 입증할 책임을 게임사로 전환하는 등 이용자가 피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근거를 제공한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와 관련한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모니터링단도 단계별로 확대한다. 시작은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게임산업법'과 '전자상거래법'상 국내 대리인제도 마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산업계, 이용자, 학계 등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제도의 세부 기준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과 관련해 발생하는 사건·사고로 인한 피해구제를 전담하는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센터(가칭)'를 게임물관리위원회 내에 설치해 이용자들이 피해 신고와 상담, 소송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둘째는 콘솔·인디 게임 집중 양성이다. 콘솔게임(28%)은 세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44%)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특히 북미·유럽 등 선진 권역에서 이용자 비중은 40% 이상이다. 국내 콘솔게임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주목받는 게임이 배출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정부는 콘솔게임 특성에 맞는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마이크로소프트·소니·닌텐도 등 주요 콘솔 플랫폼 기업과 협력해 국내 유망게임을 발굴하고, 맞춤형 제작·플랫폼 입점 등을 지원해 국내 이용자와 맞닿을 기회를 넓힌다. 관련 제작·유통 경험이 부족한 시장환경을 고려해 콘솔게임 제작 선도기업의 경험과 비법을 전수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세계 진출 길은 장기간 지원으로 닦는다. 성장 가능성이 큰 콘솔게임을 선정하고 컨설팅·홍보·유통 등을 전담하는 운용사와 연결한다. 제작 단계의 게임을 미리 체험하는 'K-게임 얼리액세스'도 구축한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전 입소문 효과를 누리도록 유도한다.

인디게임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개발자와 선도기업을 연계한 '상생 협력형 창업지원' 사업을 도입해 초기 창업자에게 안정적 창업환경을 제공하고, 국내 게임 관련 학생들의 우수 기획 프로젝트가 실현되도록 지원한다.

셋째는 이스포츠 저변 확대다. 지역 연고 실업팀을 창단해 한국형 이스포츠 리그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고교생 동호회 지원을 확대한다.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이스포츠 산업 범위도 규정한다. 분류 체계를 새롭게 마련하고, 영화·드라마는 물론 관광 등 타 산업과 연계해 이스포츠 부가가치를 확대한다.

'로즈 온라인'으로 수학을 배우고 있는 미국 초등학교 수업 현장

정부는 게임 전문인력도 육성한다. 세계적인 게임 기업·교육기관과 교류할 기회를 넓히고, 게임 유망 인재들의 우수 프로젝트를 인디게임 페스티벌 등 해외 주요 게임 행사에서 알린다. 더불어 늘봄학교 등과 연계해 코딩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청소년 게임 리터러시를 추진해 아동기부터 건전한 게임 이용 문화를 배우도록 지원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최초로 승인한 치료용 게임 '인데버알엑스'처럼 디지털 치료제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임상실험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게임을 질병과 범죄의 원인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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