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바람의나라’ 될까...넥슨 첫 웹소설 IP 게임 도전

유채리 2024. 5.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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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웹툰 ‘템빨’ 기반 프로젝트 T로 신작 게임 도전장
게임 문법 녹아든 소설 기반 IP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넥슨  ‘바람의나라’ 이미지. 넥슨

넥슨이 처음으로 웹소설‧웹툰 IP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웹소설 등 시장이 커지며 이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퍼블리싱하는 게 자연스러워졌으나, 넥슨으로서는 색다른 도전이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그레이게임즈와 ‘프로젝트 T’ 국내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 T는 그레이게임즈가 ‘템빨’ IP를 재해석해 PC와 모바일로 독점 개발 중인 MMORPG다. 원작 IP인 템빨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서 장기 연재 중인 웹소설로 지난달 완결했다. 웹소설을 각색한 동명 웹툰도 연재 중이다. 이 웹소설‧웹툰은 국내서 약 13억 조회수를 기록했다.

넥슨이 웹툰‧웹소설 IP로 게임을 출시하는 건 처음이다. 일반 만화와 소설을 활용한 적은 있다. 온라인 RPG ‘테일즈위버’와 ‘열형강호 M’은 각각 소설 ‘룬의 아이들’, 만화 ‘열혈강호’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넥슨 ‘바람의나라’ 역시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기반으로 한다. 바람의나라는 MMORPG 중 가장 오래 서비스한 게임으로 올해 무려 28주년을 맞았다.

게임 업계에서 웹툰‧웹소설 IP 활용은 자연스러워졌다. 웹툰 ‘갓오브하이스쿨’, ‘유미의세포들’ 등이 있다. 특히 넷마블은 웹툰‧웹소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누적 조회수 62억회를 돌파한 웹툰 ‘신의 탑’을 원작으로 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대표적이다. 동명의 웹툰 기반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도 다음 달 정식 출시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검술명가 막내아들’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웹툰‧웹소설을 바탕으로 하면 세계관을 촘촘히 다질 수 있다. 기존 콘텐츠 지지층을 게임 이용자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를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라 (넥슨이) 여러 전략 중 하나로 선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그레이게임즈와 ‘프로젝트 T’ 국내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 T는 그레이게임즈가 ‘템빨’ IP를 재해석해 PC와 모바일로 독점 개발 중인 MMORPG다. 넥슨

약점을 보완해주기도 한다. 콘텐츠 종류가 다양하고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게임 특성상 구상부터 출시까지 기본 몇 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IP로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의미있는 성적을 내야 하기에 이미 웹툰이나 웹소설로 인기를 얻은 작품의 게임화, 이른바 ‘OSMU(one source multi-use)’ 시도가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명 IP를 활용해도 성공이 보장되진 않는다. 원작 지지층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동시에 세계관을 알지 못하는 이들도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원작 재미 요소와 게임 재미 요소가 다를 수도 있다. 운영이나 안정성 등 스토리 외적 요소도 중요하다. 네오위즈가 지난 2016년 출시한 ‘신의 탑’이나 엑스엘게임즈의 ‘달빛조각사’ 등이 이 같은 이유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이 템빨이라는 원작을 택한 것은 안전한 선택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템빨은 중세 시대 배경 게임 속에서 우연히 초월적인 힘을 얻은 ‘신영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게임 아이템 덕으로 좋은 결과를 얻던 주인공이 점차 기술을 익히며 성장해가는 대표적인 ‘게임 판타지’ 소설로 꼽힌다. 아이템 획득이나 NPC와 관계 형성 같은 게임 문법이 녹아들어 있어 상대적으로 게임화가 용이하다는 평이다.

넥슨은 원작 고유의 가상 현실을 기반으로 판타지와 중세 배경이 결합된 세계관에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건국, 전쟁, 작위 부여 등 원작 세계관을 게임에 녹여낸다고도 알렸다. 김명환 경일대 교수는 “웹툰‧웹소설과 게임은 매체 자체가 달라 서사를 풀어나가는 구조나 재미 요소가 다르다. 원작 골조를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지지층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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