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무총장 아들은 ‘세자’… 선발인원 늘리고 면접 만점

권중혁 2024. 5. 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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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받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291차례 경력채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1200여건의 규정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아들은 선관위 내에서 '세자'로 불리며 온갖 특혜를 받았고 후임자인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딸 채용 과정에선 수사를 대비한 증거 인멸까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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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인력관리실태’ 중간 발표
전현직 직원 27명 수사요청
사전 합격자 결정… 증거 인멸도
직위 무관 ‘자녀 채용’ 통로로 인식


감사원이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받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291차례 경력채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 1200여건의 규정 위반 사례가 발견됐다.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아들은 선관위 내에서 ‘세자’로 불리며 온갖 특혜를 받았고 후임자인 박찬진 전 사무총장의 딸 채용 과정에선 수사를 대비한 증거 인멸까지 이뤄졌다.

감사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실태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김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직권 남용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감사원은 다른 직원 22명에 대해서도 채용비리 연루 정황이 있다고 보고 검찰에 관련 자료를 보냈다.

감사원이 직원 자녀 채용 사례(21명)를 심층 점검한 결과 12명에게 특혜 비리 혐의가 있었다. 김 전 사무총장의 아들 김모씨는 채용·교육·전보·관사제공 등 모든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종합세트 사례다. 김씨는 인천 강화군청에서 일하다 2020년 1월 인천선관위에 8급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중앙선관위는 인천선관위가 전년도 9월 채용수요 조사에서 6급 이하 인원이 정원 초과했다고 보고했음에도 1명을 채용하도록 했고, 김씨가 원서를 내자 선발인원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김씨에게는 이례적으로 전보 제한도 적용되지 않았다. 서류전형에서는 김씨에게 유리한 기준을 만들어 통과시켰고 김 전 총장과 인연이 있는 직원들이 면접관으로 나서 이중 2명이 김씨에게 만점을 줬다.

이런 김씨는 선관위에서 ‘세자’로 불렸다. 한 직원이 인천선관위에서 중앙선관위로 옮길 대상자에 포함됐는데도 김 전 총장이 이를 결재하지 않자 선관위 직원들은 “세자와 불화가 있나보다”라고 말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박 전 사무총장의 딸 박모씨는 전남선관위의 경력채용 공고가 나기도 전에 “선관위에 가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2월 박씨가 응시한 전남선관위 경력채용 면접시험에서 내부위원들은 외부위원들에게 ‘순위만 정해주고 평정표 점수는 비워둔 채 서명한 뒤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인사담당자는 박씨 포함 사전에 합격자로 결정된 6명의 점수를 높게 기재하고 나머지 4명을 임의로 불합격 처리했다. 특혜채용 관련자들은 수사에 대비해 계획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

송봉섭 전 사무차장은 2018년 1월 충남 보령시에서 일하던 딸 송모씨가 충북선관위로 가고 싶다고 하자 충북선관위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신분을 밝히고 채용을 청탁했다. 충북선관위는 별도 채용 공고 없이 송씨만을 대상으로 한 ‘비(非)다수인 경쟁 채용’을 실시해 합격시켰다. 감사원은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까지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다”며 “각종 위법·편법을 동원해 경력 채용을 선관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공무원이 되는 통로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선관위는 입장문을 내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8년간 100일 넘게 허위 병가 등을 내고 70차례 해외여행을 가거나 재직 중 법학전문대학원을 다닌 사례도 적발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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