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안 된다” 말에…먹던 술찜 테이블에 붓고 ‘먹튀’한 손님

배재성 2024. 4. 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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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먹다 남은 술찜을 테이블 위에 쏟고 있다. 사진 네이버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식당에서 먹다 남은 음식 포장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남은 음식을 테이블 위에 쏟아버리고 나간 손님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이들은 음식값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먹튀에 고의적 음식 테러까지…힘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8년차 자영업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너무 속상하고 수치스러운 마음에 하소연이라도 해야 마음이 굳건해질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느 날 남성 두 분이 가게를 방문해 술찜을 주문했다. 이들은 음식을 받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 직원을 불러 남은술찜을 포장해달라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의 가게는 신선식품을 제공하는 가게 특성상 배달과 포장은 하지 않았고, 이를 아르바이트생이 두 분의 남성 손님에게 안내하자 손님들은 “사장을 불러오라” 요구했다.

이에 사장 A씨가 “원하신다면 일회용 봉투에 포장해드릴 수 있다. 죄송하다”고 했으나 해당 손님들은 “나보고 봉투를 들고 가라는 것이냐”라며 불만을 내비쳤다고 한다. A씨는 “일회용 봉투에 포장을 해주겠다”고 안내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그들은 직원이 포장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먹던 술찜을 식당 테이블 위에 부어버리고 소지품을 챙겨 자리를 떠났다. 계산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A씨가 공개한 CCTV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그동안 몇 번의 먹튀는 이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수치스럽고 마음이 무너진다. 경기침체로 확연히 줄어든 손님들과 물가 상승에도 더 좋은 서비스와 더 좋은 음식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면 좋아질 거라고 믿으며 악착같이 버티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산은 깜빡했을 수 있다. 그런데 웃으며 음식을 자신의 옷에는 튀지 않게 조심스럽게 부어버리고 자신의 옷을 훌훌 털어버리고 가는 당신의 모습에 수치스러움을 느꼈다”며 “우리도 누군가의 자식이고 남편이고 가족이다. 이 글을 본다면 진심으로 사과해달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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