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수거 기계 앞 '쓰레기 더미' 30개... 대체 왜?
[허재영 기자]
▲ 자동클린넷 앞에 쓰레기가 쌓인 모습 |
ⓒ 허재영 |
해당 지역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는 미도 산업은 "새벽부터 쓰레기 수거를 시작하고 평일에는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곳곳을 돌면서 추가로 쓰레기를 수거하거나 직원들이 자동크린넷에 쓰레기를 버린다"고 말했다. 수거업체가 부지런히 쓰레기를 수거하는 평일에는 비교적 쓰레기 양이 많지 않다. 그러나 쓰레기 수거업체가 근무하지 않는 주말에는 사진과 같은 쓰레기 더미가 형성되고 있다.
왜 그럴까. 평일과 주말 모두 확인해 본 결과, 시민들은 자동 크린넷 앞에 쓰레기가 있으면 그 옆에 똑같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었다. 쓰레기 수거차가 와서 쓰레기를 수거한 후 깨끗한 상태여도, 누군가 크린넷 앞에 쓰레기를 버려두면, 자연스레 그 옆에 쓰레기를 쌓았다.
지난 4월 11일 오전 5시 40분, 한 주민이 자동 크린넷 앞에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 주민은 "어차피 자동 크린넷이 '투입 가능'으로 표시 돼있어도, 열어보면 가득 찬 경우가 많아 (투입할 수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투입 가능'으로 표시된 자동 크린넷을 열어보니 모두 쓰레기 수거가 가능한 상태였다. 같은달 13일 쓰레기를 버리러 온 10명을 관찰해 보니, 그 중 7명은 자동 크린넷을 열기 위해 필요한 RFID 카드조차 지참하지 않았다.
자동 크린넷은, 공기압을 이용해 지하에 매설된 배관을 통해 쓰레기를 중하집하시설까지 이송해 자동으로 쓰레기를 모으는 시스템이다. 자동 크리넷 '앞'이 아닌 기계 '안'에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용하는 시민들이 그 앞에 쓰레기를 버림으로써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 자동클린넷의 투입 가능 표시지만 쓰레기로 접근할 수 없다. |
ⓒ 허재영 |
자동 크린넷 인근에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CCTV가 설치돼 있음에도 이 같은 악순환은 이어지고 있다.
4월 15일 별내동 행정구역센터 한 담당자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원칙적으로 자동 크린넷에 버리지 않는 쓰레기는 모두 무단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동 크린넷이 투입 불가의 상태일 때는 쓰레기를 집에 가져가야 하지만 주로 출근할 때 쓰레기를 들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 다시 들고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든 사례를 무단투기로 보기에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무단투기의 (실질적인 )기준은 종량제 봉투 사용 여부"라고 밝혔다. 행정구역 센터는 시민들의 편의를 고려해 무단투기의 기준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문제는 2022년부터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2년 전에는 업체 1곳이 야간에만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어 낮에 배출되는 쓰레기가 인도에 쌓인 것이 주로 문제가 됐다. 이에 남양주시는 주간에도 쓰레기를 수거하고 직원들이 자동 크린넷에 쓰레기를 넣는 등 수거 빈도수를 높이며 상황을 개선하려 했다.
그러나 쓰레기 더미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이는 자동 크린넷 '앞'이 아닌 '안'에만 제대로 투여해도 어느정도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잘모은 쓰레기를 버리는 데 있어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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