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처음 아냐… 수상한 성경 만드는 대통령들 왜

이현성 2024. 4. 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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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이른바 '트럼프 바이블'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과 유튜브를 통해 "모든 미국인에게 성경이 필요하다. 부활절을 앞두고 성경을 구매해달라"며 판매 웹사이트를 공유한 뒤부터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경 판촉은 지난달 부활절을 즈음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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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트럼프 바이블 판촉
성경 표지에 “하나님, 미국을 축복하소서”
3대 대통령 제퍼슨도 이교도 지적 받은 뒤 성경 제작
GOD BLESS THE USA BIBLE 홈페이지 첫 화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이른바 '트럼프 바이블'을 들고 서 있다. 오른쪽엔 성경 재고가 남아 있다는 안내와 독립선언서 권리장전 등을 수록했다는 설명이 게시돼 있다. GOD BLESS THE USA BIBLE 홈페이지 캡처

최근 미국에서 이른바 ‘트럼프 바이블’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과 유튜브를 통해 “모든 미국인에게 성경이 필요하다. 부활절을 앞두고 성경을 구매해달라”며 판매 웹사이트를 공유한 뒤부터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경 판촉은 지난달 부활절을 즈음해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바이블은 59.99달러(8만3000원)로 30일 기준 온라인으로 여전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성경은 킹제임스(KJV) 번역본을 사용하는데 아마존닷컴에서 판매하는 같은 번역본 성경보다 약 3배 비쌉니다.

대중적인 번역본이지만 흔한 성경은 아닙니다. 표지 중간에 ‘하나님,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the USA)’란 제목이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트럼프의 유세 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컨트리뮤직 가수 리 그린우드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표지 밑엔 펄럭이는 성조기가 있고 성경책엔 독립선언서와 국기에 대한 맹세, 헌법 전문 등도 수록됐습니다. 특유의 국가주의와 기독교 가치를 혼합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판매 웹사이트엔 “수익금은 선거 운동에 쓰이지 않는다. 정치적 캠페인과 무관하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는 현지 언론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익숙한 정치적 레토릭”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스미스소니언북스가 2011년 출판한 '제퍼슨 바이블'.

성경을 만들어 신앙을 입증하려 한 미국 대통령은 또 있습니다.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18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을 무신론자 이교도라는 공격을 받은 뒤 이른바 ‘제퍼슨 바이블’을 편찬했습니다. 제퍼슨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령 잉태와 부활, 치유 사역 등 기적에 관한 내용을 모두 삭제했습니다. 제자들에 의해 성경이 왜곡됐다고 보고 새로 편집한 이신론자의 성경이었습니다. 성경 원고 제목은 ‘사랑과 평화의 사도 예수’와 ‘나사렛 예수의 삶과 도덕’이었습니다.

두 대통령의 성경은 내용이 판이하겠지만 편찬 동기는 비슷합니다. 제퍼슨·트럼프 바이블은 각각의 인물이 수세에 몰렸을 때 기획됐습니다.

김동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기독교윤리학)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바이블은 제목이 표방하듯 미국 사람들만을 위한 성경”이라며 “복음은 국가와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8만원이 넘는 가격 역시 터무니없다”며 “대중에게 성경을 전한다는 구호와 달리 정치적인 계산으로만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교수는 “독립선언서나 헌법 전문 등을 성경에 첨부하거나 성구를 임의로 편집하는 태도는 종교개혁 정신에 어긋난다”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 없이 가르치라’는 게 종교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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