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지역경제" 외친 여주 토박이 시장의 2년

박정훈 2024. 4. 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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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충우 여주시장 "청렴도 1위 우연 아냐... 변화·발전 이뤄낼 것"

[박정훈 기자]

 여주시 시정운영계획을 듣기 위해 지난 23일 오후 여주시청 집무실에서 이충우 시장을 만났다.
ⓒ 박정훈
 
"어렵고 힘든 시기인데도 시에서 하는 여러 가지 정책에 호응과 성원해 주시는 여주시민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2014년 당내 경선, 2018년 309표 차이 낙선의 아픔을 뒤로하고 2022년 66.67% 득표율을 기록하며 정치입문 뒤 3수 끝에 화려하게 복귀하는 반전의 드라마를 쓴 이충우 경기 여주시장. 여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형편의 가정에서 4남 1녀 중 맏아들로 여주와 함께 성장해왔다. 그런 그가 시장 취임 후 여주시의 변화에 앞장서면서 시를 둘러싼 주변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그 비결과 시정운영 계획을 듣기 위해 지난 23일 오후 여주시청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성과와 가능성 중 하나로 여주시에 대한 전문성과 추진력을 꼽았다. 그는 "그동안 공직생활을 계속 해왔고 또 여주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이 되면 어떤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두 번 선거에서 떨어지고 세 번째 되면서 준비한 게 많았다. 시장이 되면 첫날부터 뭘 할지 이런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 일을 바로바로 할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그는 "무엇보다 여주를 발전시키고 시민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말자고 늘 다짐한다"며 "재선해야한다는 마음을 먹는 순간 자신 있게 해야 할 일을 못한다. 끌려 다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10대 비전 84개 공약사업을 도출해낸 그는 지난해 말 84개 공약사업의 이행률이 56.3%로 절반을 넘어섰다. 첨예하게 이견이 갈리던 사안인 신청사 건립과 함께 가축분뇨 재활용을 위한 공동자원화 시설 건립을 확정했다. 또 쾌적한 주거 환경과 체계적인 도시 확장을 위해 창동지구, 현암1지구, 가남 전편 지구 도시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주역세권을 비롯한 능서역, 가남역, 세종대왕릉역의 역세권 개발 사업도 지속된다. 이밖에 교육 명문 도시 만들기, WHO 어르신 친화 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 여주도시공사 출범 등을 지난해 이뤄냈다.

"예상치 10배 넘은 방문객 찾은 여주흥천남한강 벚꽃축제, 성공비결은..."
  
  여주흥천남한강벚꽃축제 모습
ⓒ 여주시
 
"그냥 좀 많이 오시겠구나 생각했는데 35만 명이 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예상치 10배가 넘는 35만 명의 방문객이 찾은 갑작스런 축제의 성공비결을 무엇일까. 그는 축제의 성공비결을 유연한 축제기간 조율을 꼽았다. 이 시장은 전년도의 비와 추운 날씨 등으로 인한 저조한 축제 경험을 복기해 올해는 정해진 축제 일정을 벚꽃 만개 시즌에 유동적으로 맞춘 맞춤형 행사를 기획했다.

앞서 여주흥천남한강 벚꽃축제는 단순한 인기가 아닌 화제성을 공개하는 랭키파이가 분석한 4월 2주차 전국 축제 트렌드 지수 순위에서 1위를 했다. 트랜드 지수는 전주 키워드 검색량과 구글트렌드 점수를 합산해 산출한 지표다.

그는 "올해부터는 무슨 행사든지 (날짜를) 유동적으로 추진했다"며 "(축제를)일주일 연기했고 또 연기한 날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근데 급격히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인터넷에 여기 찍고 오는 차량 대수가 나오는데 하루 종일 몇천 대가 나왔다. 길이 꽉 차고 사람들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붐볐다"며 "부랴부랴 주민 분들과 트랙터 동원해서 밤새 몇 천대 규모 주차장과 화장실 및 먹거리 등을 보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벚꽃 축제를 위해)지난해 야간 조명을 만들어 놨다. 밤에 너무도 아름다웠다"며 "지방도를 막고 우회시키면서 벚꽃 보러 오신 분들이 가족들과 여유 있게 보실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른 어떤 축제보다 여유 있고 풍요로운 가족적인 분위기였다"면서 미소지었다.
           
벚꽃 축제에 이어 여주시는 오는 5월 3일 여주도자기 축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주 인구의 4배에 달하는 46만 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그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과 편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여주시는 방문객들이 축제장에서의 좋은 기억으로 여주를 재방문해 지역 경제 살리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어린이, 청년, 중장년층의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관광축제를 만들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유치하며 정성을 쏟고 있다.
 
 벚꽃 축제에 이어 여주시는 오는 5월 3일 여주도자기 축제를 앞두고 있다. 지난 해에는 여주인구의 4배에 달하는 46만 명이 다녀갔다.
ⓒ 여주시
 
"여주 입지조건 강점 자신, 찾아오는 기업엔 무한협력할 것"

"그때는 솔직히 제가 너무 힘들었어요."

이 시장은 임기 초 지역 발전을 위해 국책사업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과 대립각을 세웠던 자신의 깊은 소회를 전했다. 그는 여주시에 대한 형평성을 고려해달라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각을 세우다 감사원 고발까지 앞둔 상황에서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 외부에서는 그런 그를 두고 몽니를 부린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깨끗한 물을 지키기 위해 각종규제로 소외받으며 이곳 여주시에서 살아온 그에게는 최소한의 자구책이었다.

그는 "이곳은 한강물을 깨끗하게 지키느라고 시민들이 규제로 수십 년간 고통을 받아왔다. 내 재산이고 내 땅이면서도 지가도 계속 떨어지고 강가에 농사도 제대로 마음대로 못 지었다"며 "농약을 뿌릴 수가 있나, 비료를 뿌릴 수가 있나. 이렇게 힘들게 물을 깨끗하게 지켰는데 그 물을 가지고 가서 쓰신다는 분들은 그에 상응하는 뭔가가 있는 상생 방안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앙정부 공무원들이 조금만 관심 가져주면 할 수 있는 것 등을 요구했다"며 "SK 측에는 우리는 다른 건 필요 없다. 오직 일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중앙정부와 국회까지 중재에 나서 3개월 만에 SK하이닉스와 상생 협약을 맺으면서 마무리된 것"이라며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을 추진할 때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소외된 지역은 없는지 형평에 맞게 조정하고 안배하는 종합적인 협의체가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전했다.

그가 강조한 SK하이닉스와의 상생 협약 핵심은 기업 유치다. SK하이닉스는 상생 협약을 통해 여주시가 산업단지를 만들면 20개 이상의 반도체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에서도 첨단기업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주시는 이런 토대 위에서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친환경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총 96만㎡ 규모의 산업단지 16개소의 동시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조성 중인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최소 150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이 필요한 기반시설 조성에 지자체가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여주시. 사진은 2차전지 기업 그리너지 기공식 모습
ⓒ 여주시
 
이 시장은 이날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와 근거리 교통상황 및 기업입지의 높은 경제성으로 인한 여주시의 강점을 자신했다. 주변보다 약 3배 넘게 차이 나는 낮은 지대, 지자체의 무한 협력 등이다. 그는 여주에 입주하는 기업에 기부채납 요구가 아닌 기업이 필요한 기반시설 조성에 지자체가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역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지금 저희가 산단 만드는 건 분양가(3.3㎡)를 최소 100만 원에서 130만 원을 예상한다. 주변 지역과 비교해 경쟁력이 높다"며 "계약을 먼저 하는 회사한테는 맞춤형으로 공장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여주시는 이차전지 신소재 기업인 그리너지와 국내 비닐랩 시장 1위 크린랲을 유치했다. 또 전기차 기반의 캠핑카와 구급차를 생산하는 기업인 성우모터스와 1500억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산단 조성 외에도 추가적인 기업입주를 위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2년 연속 청렴도 1위, 시민 친절운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꿈꾼다"

"공무원의 친절도가 곧 투명하고 책임 있는 업무 처리라는 청렴도의 바로미터다."

이 시장은 취임 초 공직자들의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 태도에 주목했다. 그는 "시장 후보 시절부터 공무원 불친절에 대해 시민들의 지적과 불만을 들으며 시장이 되면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약속을 해왔다"면서 "가장 민원이 많았던 인·허가 업무를 시민 편의 중심 서비스 시스템으로 변경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방침에 공직자들도 솔선수범으로 화답했다. 당시 서너 달 만에 업무의 평균 처리 기일이 일주일에서 하루로 획기적으로 줄었다. 경기 여주시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3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여주시는 도 내 유일한 종합청렴도 1등급을 달성하며 '2년 연속 1등급'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12월 28일 발표된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대상 공공기관은 총 498곳으로 이 중 2년 연속 종합청렴도 1등급을 받은 기관은 여주시, 질병관리청 등 전국 단 6개 기관에 불과하다.
 
 여주시 시정운영계획을 듣기 위해 지난 23일 오후 여주시청 집무실에서 이충우 시장을 만났다.
ⓒ 여주시
 
이후 이 시장은 일종의 시민운동 형태인 '여주시민 친절운동'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친절운동은 우리의 내면에 있는 타인에 대한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소통의 형식으로 개발시키자는 일종의 시민의식 운동"이라며 "친절이 개인의 성품이나 윤리를 넘어서 지역의 이미지를 바꾸고, 나아가 도시의 경쟁력이 된다는 시대적 인식이 깔려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소와 친절로 하나 되는 행복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3대 실천 목표를 세웠다"며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기, 여주 방문객 사진 찍어주기, 내 집(가게) 앞 내가 청소하기 등 중점 과제를 실천해 친절이 체득되고 일상화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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