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영웅”…美의회, 한국전 용사 故퍼켓 대령에 최고 예우

전웅빈 2024. 4. 3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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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신성한 전당에서 영웅의 삶과 희생을 기리며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 안치된 6·25 참전 용사 고(故) 랠프 퍼켓(97) 육군 예비역 대령을 이렇게 추모했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평안북도 205고지 진지를 여섯 차례 사수하고 대원들 목숨을 구한 전쟁 영웅으로,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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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29일(현지시간)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한국전 영웅 고(故) 랠프 퍼켓(97) 미 육군 예비역 대령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신성한 전당에서 영웅의 삶과 희생을 기리며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 안치된 6·25 참전 용사 고(故) 랠프 퍼켓(97) 육군 예비역 대령을 이렇게 추모했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평안북도 205고지 진지를 여섯 차례 사수하고 대원들 목숨을 구한 전쟁 영웅으로,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미 의회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유해를 안치하고 조문했던 곳에서 퍼켓 대령의 명예 안장을 진행하는 최고 수준의 예우를 보였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가운데 미국 의사당에서 조문 행사가 거행된 것은 고인이 유일하다.

이날 안장식에는 존슨 의장과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등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고인의 유해에 고개를 숙였다.

존슨 의장은 추도사에서 ‘춥고 비가 와도, 누군가 총을 쏴도, 먹을 게 없어도,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과 싸우는) 그 자리에 있으라’가 그의 모토였다며 “우리는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신성한 전당에서 그의 삶과 희생을 기리며 함께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쟁에서 많은 용사가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옳은 일을 했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깊은 사명감과 자기희생 때문”이라며 “우리 모두가 존경하고 열망해야 할 본보기”라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퍼켓 대령이 이끈 205고지 전투를 언급하며 “10대 1이라는 수적 열세에서도 ‘레인저가 길을 이끈다’(Rangers lead the way)라는 모토를 완전하게 구현했다는 걸 상상하기 어렵다”며 “그는 아마도 임무를 완수하고, 병사들을 명예롭게 이끌기 위한 힘과 결의, 용기를 기도했을 것이며 그 기도는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용기와 자기희생은 후대의 영원한 유산이 될 것”이라며 “그를 추모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의회 조문 행사에 앞서 한국전참전 기념비에서도 퍼켓 대령 추모 행사가 열렸다. 공화당 소속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 민주당 소속 샌포드 비숍 하원의원, 조지프 라이언 미 육군 소장과 한국전 참전용사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억했다.

퍼켓 대령은 1943년 이등병으로 입대했지만 이후 다시 육사에 입학해 1948년 6월 소위로 임관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에서 창설된 제8 레인저 중대 지휘관으로 임명된 뒤 참전했다.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펼치는 동안 퍼켓 대령이 이끄는 레인저 중대원들은 북한군을 38선 너머로 몰아내는 등 북진 작전을 수행했다. 특히 1950년 11월 중공군에 맞서 청천강 북쪽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 진지를 6차례에 걸쳐 사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3차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그는 1967년 7월부터는 베트남전에도 참전해 약 1년간 101공수부대에서 활약했고, 1971년 전역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미국 최고 훈장격인 명예훈장을 수여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빈 방문 때 최고 무공 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고인은 콜럼버스 파크힐 묘지에 비공개로 안장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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