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지나간 2024년…왜, 지금 ‘위대한 개츠비’였나 [브로드웨이 리포트①]

박정선 2024. 4.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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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현 상황을 두고, 혹자는 1918년 스페인독감 유행 이후 향략에 빠진 ‘광란의 1920년대’에 비유하곤 한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뉴욕 브로드웨이 씨어터(Broadway Theatre)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A New Musical) 제작진 역시 두 시대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정확히는 시대의 답을 얻기보다, 그 시대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게끔 한다. 그 안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건 관객들 각자의 몫이다.

ⓒ오디컴퍼니

마크 브루니(Marc Bruni) 연출은 26일(현지시각) 오후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작품을 시작한 것이 팬데믹 중이었는데, ‘위대한 개츠비’ 작품의 무대가 되는 1920년 역시 스페인 독감 대유행을 겪은 직후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당시에도 전 세계적으로 독감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기술이 없던 시대였다. 그때와 지금의 시대가 겹쳐 보였다”며 “관객들이 그 당시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해보고 공통점을 찾으면서 그 안에서 자신들만의 교훈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대표 프로듀서인 신춘수 대표 역시 “영화 감독을 꿈꾸던 시절부터, 뮤지컬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순간까지 문학성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다”면서 “처음 ‘닥터 지바고’로 브로드웨이의 문을 두드리고 실패를 경험한 이후 문학성을 가지고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여러 명작 소설을 읽었는데 어느 순간 가장 강력하게 이끌림을 줬던 작품이 ‘위대한 개츠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개츠비’는 정말 강력한 캐릭터였다. 삶에 대한 의지, 꿈을 쫓는 사람이라는 점에 있어서 저와 매우 흡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캐릭터에 굉장히 이입이 됐다”며 “팬데믹 이후에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시대, 하루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현 시대를 관통하고 우리가 살고있는 모습을 재조명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 고등학생 필독도서 부동의 1위’ ‘미국 대표 고전 소설’ 등으로 꼽히는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의 유명한 동명의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 2013년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새로운 영화 버전이 나올 정도로 시대로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작품이다.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것인데, 이는 동시에 현지 관객과 평단에서더 날카로운 잣대로 작품에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크 브루니 연출 역시 이 무게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유명한 작품에는 그만큼의 책임감이 따른다”면서 “당연히 원작을 최대한 존중했고, 충실히 따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창작자로서의 역할, 즉 각색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현재 ‘위대한 개츠비’라는 작품으로 총 7개의 뮤지컬 각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작품이지만 모두 다르게 만들어질 거다. 다만 우리가 마음으로 생각했던 그대로의 ‘위대한 개츠비’를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된 것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버전을 브로드웨이에서 최대한 오래 상영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신 대표 역시 “원작을 뛰어 넘는 평가를 받긴 당연히 힘들다는 생각이다. 다만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사실 문학적으로 파고들자면 끝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극장에서, 제한된 시간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큰 방향성과 콘셉트 안에서 함축적으로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면서 “화려한 파티 속에 비극, 풍요로움 속에 숨겨진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면서 관객을 설득시키고자 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굉장히 좋은 반응이라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신 대표는 “사실 ‘위대한 개츠비’를 한국에서 먼저 선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본고장에서 정면승부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했다”면서 “먼저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하면 전 세계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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