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 캐시’ 따라잡기·홍대앞 출동·공짜 커피… 청년 전도 힙하네

최기영,박용미 2024. 4. 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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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생힙사… 힙플레이스서 힙하게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가 지난 26일 ‘캐치 캐시 챌린지’를 진행하며 한 대학 강의실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서울 홍대입구 거리에서 달고나를 무료로 나눠주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홍대 불금 전도’ 현장 영상, 청년들이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카페에 미리 결제한 내용을 알리는 인스타그램 안내문(왼쪽부터).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온라인 SNS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챌린지 영상이 있다. 해시태그에 달린 키워드는 ‘캐치 캐시’. 영상 속엔 현금(1만·5만원권)을 접어 스티커 뒷면에 숨긴 뒤 정해둔 장소에 붙이는 장면이 담겨 있다. 해당 장소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누구든지 스티커를 찾아 현금을 가져갈 수 있다. 의미 그대로 ‘현금(cash·캐시)을 붙잡다(catch·캐치)’는 신개념 보물찾기 놀이인 셈이다.

감동사연 품은 ‘캐치 캐시’

영상엔 서울은 물론 수원 대구 울산 청주 아산 등 전국 각지의 주요 건물, 대학 캠퍼스, 등산로가 등장한다. 위치에 따라 난이도를 별의 개수(1~5개)로 표시하는가 하면 현금 대신 식사권, 쿠폰 등으로 바꿔 흥미를 끌기도 한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캐치 캐시’ 릴스 영상은 조회수 1275만(4월 29일 현재)을 넘겼다. ‘장난인 줄 알았는데 찾아가봤더니 진짜 스티커가 있더라’ ‘우리 동네도 와 달라’는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감동적인 사연도 눈에 띈다. 챌린지를 이어오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병원에서 암투병 중인데 스티커 붙여주고 갈 수 있느냐’는 한 어린이의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도착하자 사실을 확인 후 해당 병원 앞 건널목에 캐치 캐시 스티커를 붙여두고 가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영상엔 ‘항암센터 안에는 들어갈 수 없어 병원 앞에 붙여두고 간다. ○○이가 건강하게 걸어 나와 스티커를 떼어 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캠퍼스 선교로 옮겨간 챌린지

최근 캐치 캐시 알고리즘엔 한 목회자가 등장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기독교대안학교인 소울브릿지학교를 운영하며 청년 크리스천들과 캠퍼스 신앙 회복 운동을 펼치고 있는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다. ‘넘버스 시험 대박 챌린지’란 제목의 영상엔 반 목사가 후드 집업 티셔츠를 입고 강의실 책상 밑, 도서관 책꽂이 등 대학 캠퍼스 곳곳에 1만원권을 숨긴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총 4개의 영상엔 ‘시험 기간 동안 피곤하겠지만 잠깐이나마 기분전환하며 힘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넘버스(Numbers)’는 매 주일 오후 7시, 그가 소울브릿지교회 내 캠퍼스 복음화에 집중하는 예배 공동체다. 반 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청년 성도를 심방하러 갔다가 최근 릴스에 ‘캐치 캐시’가 유행이라고 하길래 때마침 ‘넘버스’ 스티커가 4개 있어서 바로 따라해 본 것”이라며 “청년 세대들이 재미있어 하는 이슈에 반응하며 복음을 전할 때 공동체 내 사역에 대한 공감지수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청년들이 자주 찾는 ‘힙한’ 공간으로 끊임없이 찾아가고 그곳에 재미와 온기가 담긴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금요일 밤엔 젊은이들의 발길이 모여드는 서울의 홍대 거리로 나가 ‘홍대 불금 전도’를 펼친다. 거리에 캠핑 의자를 놓고 무료로 달고나를 나눠준다. 달고나가 만들어지는 동안 대화를 나누며 교제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들을 ‘넘버스 예배’로 초대한다. 최근 서울 성신여대 캠퍼스 앞 카페에선 ‘결제는 이미했어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카페에서 “넘버스”를 외치면 누구든 1인당 두 잔씩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청년 향한 챌린지는 현재진행 중

젊은이들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를 찾아 펼치는 복음전도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양육 사역은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하다.

서울 신촌에 있는 나의교회(곽병훈 목사)의 모든 프로그램은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원룸이나 셰어하우스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위해 심방은 곽 목사의 집에서 이뤄진다. 출근 때문에 새벽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청년들의 특성상 새벽기도회는 저녁기도회로 대체했다.

뉴송처치(남빈 목사)는 소그룹을 통한 ‘각별한 케어(돌봄)’가 특징이다. 청년 리더들이 직접 전도한 청년들을 한 셀로 묶어 영적 아비와 어미 역할을 하게 한다. 곽 목사처럼 청년들을 향한 특별한 비전과 독특한 목회 모델을 가진 젊은 목회자들이 뭉친 ‘네오(NEO)’라는 이름의 단체는 한 달에 한번 나의교회에 모여 연합기도회를 열어 청년들을 향한 마음을 모으고 있다.

최기영 박용미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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