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오는 데 700일” 15분 작심발언… 尹 경청하며 고개 ‘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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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720일 만에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이 대표도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저희가 오다 보니 (국회에서 용산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 걸렸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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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말씀 감사”… 李 어깨 치기도
비공개 때는 尹 85% 李 15% 발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720일 만에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이 대표도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저희가 오다 보니 (국회에서 용산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 걸렸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약간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또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얘기도 있다”며 “오늘 이 자리, 이 만남이 우리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드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대통령님 말씀 먼저 듣고 (제가) 말씀드릴까 했는데”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손님 말씀 먼저 들어야죠. 말씀하시죠”라고 권했다.
이 대표는 이날 A4용지 10장 분량의 모두발언 원고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발언을 시작하기 전에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퇴장할 것은 아니고”라며 붙잡은 뒤 양복 안쪽 주머니에서 원고를 꺼내 15분가량 ‘작심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제가 드리는 말씀이 거북하실 수 있는데, 그것이 야당과 국민이 갖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의 일면으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고,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발언을 경청했다.
이 대표는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매우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혹시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거 아닐까’ 이런 걱정을 하는 세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한다”고 가시 돋친 말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 발언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발언 말미에 “일방적인 말씀인데 긴 시간 들어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좋은 말씀 감사하고, 평소 이 대표님과 민주당이 강조해 온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던 윤 대통령은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상당히 길게 답변을 했다”면서 “(배석했던) 천준호 비서실장이 계산해보니 ‘85대 15’의 비중으로 윤 대통령이 말씀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이 대표를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자주색 넥타이를, 이 대표는 남색 넥타이를 착용하는 등 여야의 상징색과 같은 계열을 각각 택했다. 이 대표는 태극기 배지를 착용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의 의미로 이 대표의 어깨를 가볍게 치기도 했다.
회담을 마친 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양측의 참모들은 집무실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양측 간의 선물 교환은 없었다고 민주당 측은 전했다.
김영선 이경원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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