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하지부종 아냐… 갑자기 다리 부을 땐 '이런' 문제일 수도

신은진 기자 2024. 4. 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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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붓는다면 급성 심부정맥 혈전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오후가 되면 다리가 퉁퉁 붓는다. 이를 어쩔 수 없다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하지부종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특히 갑자기 다리가 부을 땐 생명이 위험한 순간일 수 있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평소 자신의 다리 상태를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원인 다양해… 가볍게 여기면 안 되는 하지부종
하지부종은 주로 정맥과 림프절 장애로 생기는 질환이다. 간이나 신장 질환으로 몸 전체가 붓는 것과는 다르다.

하지부종은 단순히 다리에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제 하지부종은 심장의 문제(심부전), 폐의 문제(폐부종, 폐색전증), 간의 문제, 신장의 문제, 내분비계 문제(갑상선 질환) 등의 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하루나 이틀 정도의 휴식 후에도 부기가 개선되지 않을 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다리가 너무 갑자기 심하게 붓는다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급성 심부정맥 혈전일 수 있어서다.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정맥이 막히게 되면 다리의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급성으로 붓는 것을 말한다. 혈전은 피부 근처에 있는 표피 정맥에 발생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근육 속에 있는 심부정맥에 발생하게 되면 다리가 갑자기 심하게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간혹 생명과도 직결되는 위험한 병이다. 정맥에 달라붙어 있던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심장을 거쳐 폐로 가는 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급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반복적으로 다리가 붓는 만성 정맥 부전증도 가볍게 여길 일은 아니다. 만성 정맥 부전증은 서 있는 상태에서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계속 올라가지 못하고 순간순간 아래로 역류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 정맥에는 중간마다 판막이 있는데 혈관이 확장돼 판막 기능에 이상이 초래되면서 역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리에 머무르는 혈액이 증가해 외관상 발목 주변의 피부가 탱탱하게 붓고 종아리가 터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 자고 일어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수년간 지속되면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최진호 교수는 "하지부종은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원인이 되는 질병의 악화와 만성화뿐만 아니라 하지의 기능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다리 부기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 따라 적절한 치료 필수
하지부종은 일반적으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는 있으나, 이러한 방법은 일시적인 치료법으로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원인 질환을 찾고 원인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최진호 교수는 "급성 심부정맥 혈전증은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부종이 호전되고, 재발과 만성화를 방지할 수 있으며, 만성 정맥 부전증은 수술할 수 있는 역류증과 정맥류가 있다면 수술을 통한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부종은 예방이 최선이자 최고의 치료법임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하지 부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다리가 꽉 조이는 하의 착용을 자제하고, 하이힐이나 꽉 조이는 신발보다는 바닥이 두껍고 편안하게 맞는 신발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허리 또한 전반적인 혈액순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벨트를 꽉 매는 것도 피해야 한다"며 "장시간 서 있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면 앉아 있을 때만큼은 다리를 꼬지 말 것을 권한다"고 했다.

그 외에도 버스나 지하철처럼 같은 곳에 오래 서 있어야 할 경우에는 30분마다 발목 돌리기를 해주거나, 발뒤꿈치는 바닥에 대고 발가락만 올리기 등의 스트레칭을 해준다면 하지 부종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거창한 운동을 하지 않아도 하지 부종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진호 교수는 "오랜 시간 앉은 자세로 공부 또는 업무를 보는 일이 있다면 다리를 구부렸다 펴거나, 위로 들었다가 아래로 내려주는 손쉬운 동작으로 근육에 자극을 주는 것도 생활 속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이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 밖에도 식생활이나 생활 습관의 개선을 함께 진행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하지 부종을 예방할 수 있다"며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비만도 하지 부종의 한 원인이기에 지방과 나트륨이 적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등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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