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찾는 사람이 임자” 난리 난 ‘캐치 캐시’ 목사도 떴다

최기영 2024. 4. 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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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달군 ‘캐치 캐시’ 챌린지, 불금엔 홍대거리서 달고나 나눔도
“청년 세대 핫이슈에 반응하며 공감지수 높여 복음 전파로”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가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 한 4개의 ‘캐치 캐시’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관심이 급증하는 챌린지 영상이 있다. 해시태그에 달린 키워드는 ‘캐치 캐시’. 영상 속엔 현금(1만원권, 5만원권)을 접어 스티커 뒷면에 숨긴 뒤 정해둔 장소에 붙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장소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은 누구든지 스티커를 찾아 현금을 가져갈 수 있다. 의미 그대로 ‘현금(cash)을 잡다(catch)’는 뜻의 신개념 보물찾기 놀이인 셈이다.

영상엔 서울은 물론 수원 대구 울산 청주 아산 등 전국 각지의 주요 건물, 대학 캠퍼스, 등산로가 등장한다. 위치에 따라 난이도를 별의 개수(1~5개)로 표시하는가 하면 현금 대신 식사권, 쿠폰 등으로 바꿔 흥미를 끌기도 한다. 반응은 뜨겁다.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캐치 캐시’ 릴스 영상은 조회수 1275만(4월 29일 현재)를 넘겼고, ‘장난인 줄 알았는데 찾아가봤더니 진짜 스티커가 있더라’ ‘우리 동네도 와 달라’는 댓글 수천 개가 달렸다.

감동적인 사연도 눈에 띈다. 챌린지를 이어오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병원에서 암투병 중인데 스티커 붙여주고 갈 수 있느냐’는 한 어린이의 다이렉트 메시지(DM)가 도착하자 사실을 확인 후 해당 병원 앞 건널목에 ‘캐치 캐시’ 스티커를 붙여두고 가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영상엔 ‘항암센터 안에는 들어갈 수 없어 병원 앞에 붙여두고 간다. OO이가 건강하게 걸어 나와 스티커를 떼어 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최근 캐치 캐시 알고리즘엔 한 목회자가 등장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기독교대안학교인 소울브릿지학교를 운영하며 청년 크리스천들과 캠퍼스 신앙 회복 운동을 펼치고 있는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다. ‘넘버스 시험 대박 챌린지’란 제목의 영상엔 반 목사가 후드 집업 티셔츠를 입고 강의실 책상 밑, 도서관 책꽂이 등 대학 캠퍼스 곳곳에 1만원권을 숨긴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총 4개의 영상엔 ‘시험 기간 동안 피곤하겠지만 잠깐이나마 기분전환하며 힘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넘버스(Numbers)’는 매 주일 오후 7시, 그가 소울브릿지교회 내 캠퍼스 복음화에 집중하는 예배 공동체로 모이는 모임이다. 반 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청년 성도를 심방하러 갔다가 최근 릴스에 ‘캐치 캐시’가 유행이라고 하길래 때마침 ‘넘버스’ 스티커가 4개 있어서 바로 따라해 본 것”이라며 “청년 세대들이 재미있어하는 이슈에 반응하며 복음을 전할 때 공동체 내 사역에 대한 공감지수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의 인스타그램 계정.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거리에서 달고나를 무료로 나눠주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홍대 불금 전도’현장 영상이 릴스 콘텐츠로 업로드 돼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핵심은 청년들이 자주 찾는 ‘힙한’ 공간으로 끊임없이 찾아가고 그곳에 재미와 온기가 담긴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금요일 밤엔 젊은이들의 발길이 모여드는 홍대 거리로 나가 ‘홍대 불금 전도’를 펼친다. 거리에 캠핑 의자를 놓고 무료로 달고나를 나눠준다. 달고나가 만들어지는 동안 대화를 하며 유쾌하게 삶을 교제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들을 ‘넘버스 예배’로 초대한다.

SNS 계정에 업로드 된 영상엔 지난 26일 밤 홍대의 밤거리에서 만난 이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데이트하다 싸운 연상연하 커플에게 달고나로 ‘당 보충’하라며 캠핑 의자를 내주는 모습, 대만에서 온 유튜버에게 불금 전도를 소개하는 모습, 한국 생활 6년차인 외국인 청년과 ‘좋아하는 클럽’에 대해 수다 떠는 모습 등 즉흥적이고 변수 투성이지만 온기가 가득하다.

더 넘버스 네이션(the numbers nation) 인스타그램 계정. 반승환 소울브릿지교회 목사가 성신여대 앞 카페에서 청년들이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미리 결제한 내용을 알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서울 성신여대 캠퍼스 앞 카페에선 ‘결제는 이미했어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카페에서 “넘버스”를 외치면 누구든 1인당 두 잔씩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반 목사는 “향후 모든 대학 캠퍼스 앞 카페에서 챌린지를 릴레이로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영상을 보고 DM, 문자, 카톡으로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서울의 56개 캠퍼스에 신앙을 모른 채 살아가는 수많은 영혼들이 있고, 힙플레이스라 불리는 성수동에 꿈을 향해 달려가는 1만여명의 청년들이 있다”며 “청년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 찾아갈 것”이라며 웃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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