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데리고 나간다" 민희진 배임 수사…실행 여부 다툰다
하이브가 계열사 레이블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를 경찰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배임죄가 성립될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하이브가 지난 26일 민희진 대표와 부대표 A씨를 상대로 고발장을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이나 피고발인에 대한 출석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각각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이 사건에 대응하고 있다.
하이브 측이 민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업무상 배임이다. 하이브는 지난 22일부터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결과, 민 대표가 주도해 경영권 탈취 계획을 수립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메신저를 통해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거나 뉴진스 계약 해지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민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찬탈을 계획하고, 의도하고, 실행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배임 혐의가 성립될지에 관한 쟁점은 ‘실행 착수가 있었는지’ 여부다. 설령 민 대표가 경영권 탈취 계획을 모의했더라도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형법 제355조에 따르면, 배임은 ‘타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거나 당사자에게 손해를 가했을 때’라고 명시돼있다. 단순히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위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원의 조광희 변호사는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윤리적으로 배신적 행위인 건 맞지만, 법률적으로 배신적 행위는 입증이 어렵다”며 “추가로 제출되는 자료에 따라 (민 대표의) 배신행위가 법률적으로 양해할 수 없는 수준을 넘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는 “회사 가치를 훼손하고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으로 ‘작업했다’는 여러 행위가 드러난다면 배임죄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고소가 아닌 고발 카드를 꺼내든 것이 법적 공방을 통한 여론전으로 끝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통상 범죄 피해 당사자는 고소를, 제3자는 고발을 한다. 가정법원 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는 “고소는 범죄 사실을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데 고발은 그럴 필요 없이 수사해달라고 요청하는 걸로 충분하고, 고발은 나중에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해도 이의 신청 권한이 없다”며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라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우리가 (1차 피해자인) 어도어가 아니기 때문에 고소를 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피해자인 어도어를 대신해 민희진 대표를 고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서윤 기자 jang.seo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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