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슈퍼 엔저 [글로벌 시황&이슈]

김채은 PD 2024. 4. 29. 0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채은 PD]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5월에 연휴가 많은 만큼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실제로 지난 17일, 일본 정부는 3월 한달 동안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약 308만 명이라고 집계했습니다. 올해 일본에서 쇼핑을 한 금액도 약 15조 6천 2백억 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달성했는데, 이 배경에는 바로 슈퍼 엔저 현상이 있습니다. 계속되는 엔저 현상에 지난 17일 한미일 3국 재무장관이 만나, 엔화 평가 절하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공동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비했습니다. 마침내 지난 27일, 엔화가 달러 당 158엔 선을 돌파했는데요. 1990년 5월 이후 34년 만의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55엔이 무너지는 데 불을 지핀 건 일본의 기준금리 동결이었습니다.

지난 26일, 일본은행은 17년 만에 금리인상, 그리고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 이후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현재의 0~0.1%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고금리를 이어가거나 오히려 금리인상까지 관측되는 가운데, 일본은 또 한번 저금리를 유지하자,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엔달러 환율은 156엔을 넘어 섰는데요. 또한 이날 일본은행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종전 2.4%에서 2.8%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내년 상승률은 1.8%에서 1.9%로 높여 잡으며, 중동 리스크로 인해 에너지 등에서 비롯되는 물가 상승 영향을 시사했는데요. 이와 함께 '임금 인상' 움직임도 커지면서 당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물가 전망 상향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발언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우에다 총재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엔저 현상에 대해 “주의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기조적으로 물가 상승률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이 발생한다면, 이는 금융정책 조정을 고려하는 재료가 된다”고 말하며 “기존 물가 상승률에 지금까지 엔화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 환경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건데요.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이 일본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1의 힘’이라 칭하며, 이를 먼저 평가하는 것이 물가 상승 판별의 우선순위라고 말했습니다. 닛케이 신문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언급한 ‘기조적’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는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장기적인 물가 흐름을 의미한다며, 엔저현상이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지에 대해 일본은행이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한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도 엔저 현상과 관련해, “높은 긴장감을 갖고 보고 있으며, 엔저 현상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부의 시장 개입 의사를 강조했지만, 현재 이 발언의 효과는 아주 미비합니다. 시장에서는 기록적인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축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구체적으로 어느 시점이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간 경기 부양을 위해 무제한의 국채 매입을 이어온 일본은행에서 어느정도 긴축에는 나설 전망이라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에다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 완화된 금융 환경을 이어 나가겠다는 기조가 엔저를 가속화했고,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 규모를 종전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 슈퍼 엔저 현상을 심화하는 데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일본은행의 금융정책 회의가 엔저현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했던 외신들과 월가의 반응도 바로 쏟아졌습니다. 먼저 블룸버그에서는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에 대응할 만한 발언을 내놓지 않아 엔화가 더 하락했다며, 지금 기조로 봤을 때는 오는 10월에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서 지지통신에서는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을 지적하며, 이를 통해 엔화 약세를 불러 일으켰으니, 일본은행이 약 5조~7조엔에 해당하는 월간 국채 매입 예정액을 줄여 나가는 것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월간 매입 규모를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회의에서 특별히 반대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는데요. 일본 외무성 출신인 다나세 JP모간 외환 전략가는 미국 연준의 금융 정책을 주목하며, 이번 FOMC 결정에 따라, 엔화가 달러당 160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과도한 엔저 현상에 일본 정부가 말뿐이 아닌, 실질적 개입을 기대했지만, 결국 ‘가능성’만 내비친 회의 내용에 대해 대부분 실망한 분위기였습니다. 한편 지난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본 자민당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아소 다로 전 총리가 회담하며 주목받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담 전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달러 가치가 엔화 대비 급락한 건 미국의 대재앙”이라고 언급하며, “제조업체에게 특히 더 재앙”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제조업에서는 강달러로 외국과 경쟁에서 뒤쳐져, 사업 기회를 잃거나 외국에 공장을 짓게 만든다”고 주장한 건데요. 이에 폴리티코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게 된다면, 달러화 강세로 인한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엔화 절상을 압박한 ‘플라자 합의’를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일본의 최대 여행사 JTB에 따르면, 엔저 현상으로 일본인들이 올해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해외 여행지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에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를 맞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할 전망인데요. 이 기간은 우리나라도 황금 연휴로 꼽히는 기간이죠. 하지만 공휴일이 몰려 있는 일본의 골든위크는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기 때문에 일본 여행을 피해야 할 기간으로 꼽히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김채은 PD ckim@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