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회 선거]②'지정감사제' 설계자 최운열 "6+3년 한바퀴는 돌아야"

박소연 2024. 4. 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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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 주요 후보 릴레이 인터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제도의 취지 지키겠다" 포부 밝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6+3년'인데 한 바퀴는 돌고 난 다음에 개선 방향을 논의해야지 아직 한 바퀴를 돌지도 않았는데 벌써 후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제도의 취지를 지키는 것이 저의 가장 중요한 미션이다."

제47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설계한 인물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란 기업이 외부감사인을 자율적으로 6년 선임하면 그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는 제도다. 제20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약한 최 전 의원은 기업회계 선진화 입법을 이끌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설계자 ‥회계사회 회장 출사표

최 전 의원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에 있을 때 신외부감사법을 발의해서 지정감사제가 도입됐는데 도입의 목표는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며 "최근 제도의 취지가 흔들리는 분위기가 돼서 그 법안을 발의한 사람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이 법의 정신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해관계자들과 폭넓은 대화를 통해서 신외감법이 왜 필요한지 공감대를 넓히고 싶다"며 "이 법이 기업에 부담만 준다고 하는데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면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신인도가 높아지면 금융 비용이 낮아진다. 외부 감사 비용의 상승은 비용이라기보다는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최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대주주와 기업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며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주주나 근로자, 정부나 소비자 모두가 행복하지만 우리는 상속·증여세율이 징벌적으로 너무 높아서 대주주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와 회사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상속·증여세를 합리적으로 낮춰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역할을 좀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회계사회, 40세 미만 젊은 회계사 비율 70%‥이사회 구성에 반영 필요

그는 또 "회계사회 내에서 40세 미만의 젊은 회계사들이 거의 70% 가까이 된다"며 "우리 이사회 구성이나 평의회 구성을 보면 그 70%에 대한 반영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짚었다. 최 전 의원은 "20%에 달하는 여성 회계사들의 목소리나 젊은 회계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며 "회계사회 내의 지배구조도 조금 더 선진화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계사 정원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은 "1년에 1000~1200명씩 계속 뽑는 것에 대해서 의견이 갈리는데 인공지능(AI) 기술 등 시대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서 인력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며 "이런 내용도 의사결정 하는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회계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최 전 의원은 "전문가집단인 의사나 변호사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회계사의 경우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기업을 평가해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회계감사인이 피감 기업에 대해 을(乙)의 입장이 되면 제대로 파헤치면서 감사를 못 한다"며 "회계사의 사회적인 위상을 높이고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는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실무경험 등 타 후보자들과 비교해 단점으로 언급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은 "제가 나이가 많다는 것은 팩트다"라며 "하지만 대학교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매년 19살 젊은이들을 만나게 된다. 생각 자체는 굉장히 젊다"고 말했다. 1950년생인 최운열 전 의원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71년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34년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실무경험이 없다는 점도 언급되는데 회계사회 회장이 실무를 하러 가는 건 아니다"라며 "실무에 밝은 분을 부회장으로 모셔서 그분들과 같이 일을 하면 된다. 최근 회계사들이 처한 여러 가지 입장을 정부와 정치권, 언론과의 관계에서 잘 설명하고 이해를 높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공회는 다음 달 중하순까지 제47대 회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 등록을 한다. 공인회계사(CPA)인 한공회 회원 100명의 추천을 받아야 회장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오는 6월19일 한공회 정기총회에서 후보군을 대상으로 투표해 최다 득표자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차기 회장으로는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와 이정희 딜로이트안진 회장,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가나다순)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한공회는 2만6000여명의 회계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연간 예산이 500억원에 달하는 직능단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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