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생존 걸렸는데” 카카오헬스케어 ‘병원플랫폼’ 독과점 우려

박선혜 2024. 4.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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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헬스케어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일환으로 병원플랫폼 운영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기존에 관련 사업을 이어오던 중소기업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 플랫폼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 A씨는 "최근 의료정보가 공유되는 행사 등에서 카카오헬스케어 각 부서 실무자들이 기존 서비스들의 벤치마킹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며 "의료파업 영향 등으로 인해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중형병원에도 사업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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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목동병원의 카카오톡 채널. 카카오헬스케어 ‘케어챗’은 진료 예약, 진료비 결제, 사전 문진 등 병원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화여대 목동병원 카카오톡 채널 캡처

카카오헬스케어가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일환으로 병원플랫폼 운영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기존에 관련 사업을 이어오던 중소기업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해당 플랫폼이 국민 상당수가 사용하는 SNS 서비스와 연동되면서 사실상 카카오헬스케어의 독과점 구조가 나타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헬스케어는 병원플랫폼 ‘케어챗’ 운영을 통해 B2B 사업 매출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플랫폼은 △진료 예약 및 예약 확인 △사전 문진 △진료 대기 △진료비 결제 △주차비 선결제 등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를 간편하게 제공한다. 

특히 ‘카카오톡 채널’을 기반으로 병원 홈페이지와 연동해 쓸 수 있기 때문에 별도 어플리케이션 설치 등이 필요 없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병원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병원들의 수요와 맞물린다”며 “사업은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화여대 목동병원 등이 사업에 참여했으며 의료기관을 계속 늘려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플랫폼 기업들은 우려가 크다. 현재 병원 플랫폼 시장엔 비플러스 헬스케어, 레몬 헬스케어, 굿닥, 똑닥, 포씨게이트 등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포진한 기업 수에 비해 매출 대상인 의료기관은 한정돼 있어 시장은 포화 상태다. 

한 플랫폼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 A씨는 “최근 의료정보가 공유되는 행사 등에서 카카오헬스케어 각 부서 실무자들이 기존 서비스들의 벤치마킹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며 “의료파업 영향 등으로 인해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중형병원에도 사업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A씨는 “카카오헬스케어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들과 매우 유사한 차별화 없는 형태”라면서 “카카오톡을 매개로 한 플랫폼 서비스라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은 시작부터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플랫폼 업체 임원 B씨는 “기존 업체들은 카카오톡과 자사 서비스를 연결해 다양한 유형의 환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여러 기업 간 협업과 지원을 통해 제공하던 서비스를 이런 식으로 카카오 자체 플랫폼으로 대체해 버린다면 사용자가 다른 기업들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물쇠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B씨는 또 “의료라는 특수성을 가진 시장에서 특정 플랫폼의 기득권과 독과점으로 인한 악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에 따른 수수료가 생기거나 오르고, 기존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서비스 선택지가 사라지는 등 수습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의료기기 업체의 영업팀장 C씨는 “카카오헬스케어는 대규모 데이터와 훌륭한 개발 인력을 갖추고 있는데 반해 내놓는 서비스는 기존 시장에 있는 것들과 다를 게 없다”며 “병원플랫폼 시장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의 생존이 걸린 레드오션이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 진입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플랫폼으로 성과를 얼마나 도출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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