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또 터졌다…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액션물도 제작 중”

임세정 2024. 4. 29.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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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 연기 넘어 기획·연출·제작
‘1000만 관객’두번 세운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4’가 개봉 나흘째인 27일 누적 관객 수 3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영화의 제작·기획자이자 주연 배우인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 8편까지 제작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쓰는 중이다. 아울러 해외에서 범죄도시 리메이크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4’ 스틸사진.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를 넘어 작품의 기획과 연출, 제작에 나서는 배우들이 늘고 있다. 마동석(사진)도 그런 배우 중 하나다. 그리고 그는 이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제작자가 됐다. ‘천만 영화’를 연달아 만들어 낸 마동석은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화 제작을 시작했다.


‘범죄도시4’ 개봉을 며칠 앞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배우 겸 제작자 마동석을 만났다. 마동석은 “10년 전 ‘범죄도시’를 처음 기획할 때부터 내 꿈은 프랜차이즈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 미국에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액션물도 제작하고 있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흥행을 노린 건 아니었다. 마동석은 “정말 한국적인 이야기라 생각했고, 우리말 대사를 번역한 자막으로 보는 해외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싶었다”며 “지난 2월 ‘범죄도시4’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갔을 때 영화제 측에서 ‘이 영화제에선 작품이 재미없으면 관객들이 야유를 보내거나 상영 도중 나가기도 한다’고 알려줬는데 다행히도 관객들이 박수 치고 웃으며 아주 재밌게 봐 주셨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로로 영화를 접한 해외 팬들의 환대는 배우로서도, 제작자로서도 감사한 일이다. 그는 “시리즈를 본 해외 관객들이 팬레터나 선물을 보내주신다. 영국에서 ‘이터널스’ 촬영 차 6개월간 머물렀을 때도 중국 팬들이 호텔 앞까지 만나러 찾아오셨다”며 “일본에 갔을 때 영화업계 관계자한테 물어보니 현지 극장에선 개봉하지 않았지만 다들 보고 있다고 하더라. 이 영화는 자막이 없어도 이해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리메이크도 계속되고 있다. ‘범죄도시2’는 미국판 리메이크가 확정됐고 3은 리메이크 요청이 와서 검토 중이다. 마동석은 “2편은 내가 함께 프로듀싱을 한다. 이번 편은 베를린 영화제에서 공개되자마자 리메이크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며 뿌듯해 했다. 이어 “우선은 사건에 충실하게 이야기를 쓰지만, 만들다 보면 글로벌 팬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겠다 싶은 소재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은 꾸준히 다음 편의 각본을 쓰고 있다. 그는 “요새 사무실에서 5, 6, 7, 8편의 대본을 같이 쓰고 있다. 2편이 개봉하기 전에 3편의 빌런 역으로 이준혁을 캐스팅했듯 캐스팅 물 밑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며 “대본을 하나당 백여 번씩 본다. 어느 순간 사고에 마비가 올 정도”라는 고충도 털어놨다.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마석도의 대사처럼 극장가의 전례 없는 침체기에도 1000만 기록을 두 번이나 세운 데는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강점이 있다. 마동석은 “이 시리즈에서 코미디와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50”이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각본을 쓸 때도, 촬영과 편집을 할 때도, 연기할 때도 코미디와 액션은 각각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진실의 방으로” “형은 다 알 수가 있어”와 같은 대사들은 모두 마동석의 머리에서 나왔다. 4편에서도 그가 툭툭 던지는 말들이 관객들의 웃음을 끊임없이 이끌어낸다. 재밌는 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지 묻자 마동석은 “아이디어는 5870만 가지가 있다”며 능청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웃기려고 미리 준비했다기보다 평소에 내가 쓰는 말인데 특정 상황에 넣으니 웃기게 되는 것”이라며 “유머는 즐거워야 하는데 사실 찍는 사람들은 굉장히 안 즐겁다. 현장에선 빵 터졌는데 촬영한 걸 보면 안 웃긴 게 있어 걷어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머를 하나 집어넣으면 제작진 여러 명이 검수를 한다. 20, 30, 40대 등 연령대별로 불러서 반응을 보는데 100% 만족시키긴 어렵고, 확률적으로 높은 걸 쓴다”는 제작 뒷이야기를 전했다.

마동석이 만들고 출연하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액션을 기대한다. 마동석 역시 ‘범죄 도시’는 매 편마다 복싱을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고 액션을 디자인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인다.


그는 “굳이 비교하자면 유머가 잘 살았을 때보다 액션의 합이 맞고 원하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 쾌감이 훨씬 크다. 현장에서 액션 편집은 내가 다 한다”며 “0부터 10까지의 수치로 표현한다면 웃긴 대사가 회자될 때의 뿌듯함은 3점, 액션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는 8~9점”이라고 말했다.

매 작품이 공개됐을 때 누구에게나 호평받는 건 아니었다. 시리즈가 계속되다 보니 관객들이 작품에 대한 친근감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로 이런저런 개선점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리즈가 8편까지 예고된 만큼 익숙함과 새로움을 계속해서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다.

마동석은 “관객들은 애정을 가지고 채찍질을 할 수 있다. 평가를 들어보면 우리가 현장에서 하던 얘기들도 많다”면서 “나 스스로 지루한 걸 싫어해서 매 편 변화를 추구하는데 사건에 따라 이야기나 감정선이 바뀌는 데 충실하려 한다. 사건도, 빌런도 다 다르고 관객들이 보시기엔 ‘범죄도시 같지 않다’고 느낄만한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편까지가 시리즈의 1부였다면 2부에 새롭게 준비하는 것도 있다. 그 중엔 스핀오프도 있다”고 귀띔했다.

‘범죄도시’ 시리즈 외 다른 작품도 꾸준히 만들고 있다. 영화 ‘압꾸정’,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황야’에서도 주연 배우를 맡는 동시에 각색, 제작에 참여했다. ‘범죄도시4’를 연출한 허명행 감독과 또 다른 작품도 준비 중이다. 영화 시장이 예전보다 어려워졌지만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마동석은 “‘범죄도시2’를 개봉할 때 팬데믹 때문에 1000만 관객은커녕 개봉 자체가 위험하다고 여긴 시기였다. ‘범죄도시3’ 땐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최근 다른 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지만, 여전히 영화시장이 완전히 예전처럼 돌아간 건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범죄도시4’는 개봉 첫날에만 8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이튿날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2’, ‘범죄도시3’에 이어 ‘트리플 1000만’을 달성할 것이란 예측도 빠르게 나왔다. 사람들은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인 그의 어깨가 무거울 거로 생각하지만, 마동석은 부담감에 대해 질문하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손익분기점(350만명)을 넘기는 게 바람이고, 그 이후는 관객들이 정해주시는 것이지 목표치는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가 알 수도 없다”며 “프랜차이즈 영화를 계속 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을 뿐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그걸 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영화 제작을 이어나가고 싶은 열의가 명쾌하게 드러나는 말이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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